이지원 2018.
백상아(한지민 분)는 김지은(김시아 분)에게 ‘미쓰백’으로 불리고 싶어 한다. 너무 깊숙이 들어오지 말라는 경계일 것이다. 하지만 상아가 지은을 마주할 때마다 그 경계는 끊임없이 무너졌다. 내 상처를 닮은 타인은 더이상 타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아와 지은이 같이 목욕하는 장면이 좋았다. 상아가 학대 받은 날들은 그의 몸에 고스란히 남았다. 그 흔적을 본 날 지은의 시각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강하게만 보이는 상아를 본인이 지켜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어린 지은의 눈에도 그 상처는 아파보였으니까. 본인과 닮아 있었으니까.
영화 ‘미쓰백’은 언뜻 어른이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를 지켜주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상처 받은 이들이 서로를 보듬는 작품에 가깝다.
+)영화 ‘미쓰백’ 속 강한 인물은 상아가 아니라 장섭, 이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