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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댄 Dec 19. 2020

반쪽의 이야기, 불완전한 우리들에게 ‘반쪽 찾기’란

네이버 영화 ‘반쪽의 이야기’ 포스터

앨리스 우 2020.
대필과 삼각관계라는 클래식한 설정을 서사가 탄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새롭게 그려낸다. 영화 ‘반쪽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앨리.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동급생 폴의 부탁으로 애스터에게 보낼 러브레터를 대신 써준다. 편지 한 장이면 끝날 것 같던 관계는 생각보다 더 길게, 더 깊게 이어진다. 그동안 이들 사랑의 방향에도 변화가 생긴다. 이 영화는 인간은 반쪽짜리니 운명의 짝을 만나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애초에 전 세계 77억 인구에서 아귀가 딱 맞는 반쪽을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반쪽을 찾는 시도가 무용하지 않다고 내보인다. 앨리와 폴, 그리고 애스터의 이야기를 빌려서. 셋은 조금씩 다른 이유로 불완전하다. 이들은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해보면서’ 한 뼘 더 자란다.

넷플릭스 영화 ‘반쪽의 이야기’ 스틸컷

우리는 서로 사귀고 부딪히며 상대를 탐색해간다. 동시에 상대와 다른 자신의 모양도 알아간다. 새로 발견한 모서리를 매만지며 정체성을 짐작한다. 평생 모를 뻔했던 잠재력을 건드릴 때도 있다. 잭팟. 맞춰가는 도중 상처가 날 수도 있지만 모험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인간은 불완전해서, 겨우 반쪽짜리여서 좀 더 재밌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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