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달지 않은 음료를 내는 카페가 있다.
보통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데 이 카페에서는 다른 음료도 종종 주문한다. 달지 않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초콜릿라테도 초콜릿의 쌉싸래한 맛만 있다. 에이드도 원형의 맛에 충실하다. 여린 바질의 맛. 껍질을 벗겨 절인 토마토의 맛. 문을 열면 왼쪽에 책장이 하나 있는데 그 책장에 꽂힌 책도 모조리 마음에 든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한가한 날에는 블러에 간다. 여기서는 뭘 마셔도 뭘 펼쳐 읽어도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을 만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