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깨나 불조심

by 하현태



가을이다

그러게


그 사람의 오른손에선 담배 연기가 피어 니은 모양으로 오르고 있었다

검지로 가볍게 털어낸 반딧불이는 잠깐 자유롭더니 곧 빛을 잃었다


가을인데

벌써 가을인데

으음


그 사람이 담배를 물고 대답하는 시늉을 했다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의도한 한숨은 폐가 아닌 목구멍 중간 언저리에서 나온 것


그 사람이 손가락으로 반딧불이를 채집할 때 나는 손톱으로 복숭아를 저미고 있었다


그러게


의도하지 않은 한숨은 폐의 밑바닥에서 열심히 올라온 것


갈게

그래 잘가


그 사람은 중지만큼의 꽁초를 던졌다

그 사람은 신코로 꽁초를 짓이겼다

그 사람은 몇 번이고 잔불을 확인했다


물음표와 온점 사이 장초 있고

신코만 찡그림


가을인데

빗물 고인 냄새 아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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