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계산 하나 되지 않을 얼굴로 가만히
가만히 앉아 빈 하늘만 치켜 보았다
가을은 유난히 서슬 퍼레서 에취
구름 하나 없다
콧등으로 간지러움 올라올 때 겨울은 온다
서슬 퍼레서 오도카니 보고만 있어야 하는
꽁초 같은 사랑 왔다
꽁초같이 살아왔다
머뭇머뭇 뜨는 눈 햇살에 살짝 깨물릴 때
당신은 은은했다 나는 그게 좋아서
커피 구름 닿은 인중에 수증기 맺힐 때
나는 있는 힘껏 흡기했고 그렇게 구름 되고
당신의 얼굴은 여전히 여전하고
필름 돌아가는 소리를 좋아한다
손톱만 한 톱니 둔탁하게 맞물리고 딸깍 맞물리고 딸깍 맞물리고
딸깍
엄지 부풀 때
빠진다는 말에 빠져서
나는 그만 사랑하고야 말았다
두드릴 수 없는 계산 늘어놓을 때
콧등은 벌겋게 돋아 오른다
당신은 빈 하늘 같아서 아차
하는 순간 바닥까지 차오르고야 만다
손가락 사이 꽁초 시들 때
구름은 한도 없이 떠다니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