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읍 하아

by 하현태



차마 행복할 수 없었어요


지푸라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뚜렷할 가을

언제쯤 거미줄에 얽힌 단풍잎의 사연에 관심 가질 수 있을까요


나무와 나무 사이 투명해지면

가을과 겨울 사이 첫눈 있어서


첫눈에 반했어요

70퍼센트 정도의 비와 30퍼센트 정도의 눈이 만나는 지점에서

나는 노래방에 앉아 하릴없이 돌아가는 조명 같은 거


들어본 적 있는 리듬으로 기계 날뛸 때

방문 뒤에서 입 맞추는 연인을 상상해요


소리 뚜렷이 내며 잇따라 걸어가는 발자국 모양 따라가다 보면

짓무른 눈사람들이 뻗지 못할 손으로 반겨줘요


하하

하고

웃으

면요


그냥 웃는 거죠 뭐

그냥 그런 거죠 커다란 이유나 이해할 만한 계기는 음

눈사람 옆에 있네요 흔들흔들


한 달만 숨을 멈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흐읍

으로 시작한 삶은 하아

로 끝난다는데


흐읍

하고 한 달 뒤에

하아

하는 삶은 행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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