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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N Apr 25. 2021

우린 모두 치열한 생물들이다

책 리뷰.식물학 수업

풀은 강하다

나무와 풀이 많은 공원에서 멍 때리며 이 순간이 평화롭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비슷한 원리로 한창 실무 관련 책들 사이에 쉼의 목적으로 식물과 관련된 책들을 하나씩 끼워서 도서관에서 빌려오곤 하는데, 이번엔 다른 책들보다 치열한 책을 골라오고 말았다.

앞부분을 읽을 때는 내가 경영학 책을 읽는 건지 잡초 책을 읽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우리가 곳곳에서 보는 잡초들은 사실 생존 전략의 최전방에 서 있는 개체들이라는 것에서부터 머리가 띵했다. 


인간들만 치열하게 경쟁하고 바쁘게 사는 줄 알았는데 따지고 보면 다들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생물들이구나.

특히 이번 책으로 풀들을 보는 시선조차 달라졌다. 밟혀도 일어나는 잡초라고 해서 오랜 시간 동안 근성의 상징으로 알았지만 이제는 도처에 전략가들을 둔 느낌이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 일등만 살아남는 것이 철학이라면 세상에는 단 한 종류의 생물만 존재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어째서 자연계에는 이렇게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까?
그 이유는 일등이 되는 방법이 한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등이 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36p)

같은 직종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부럽고 괜히 질투도 난다. 강의 초창기 때는 더했다. 다른 사람들 강의를 들어보거나 책을 볼 생각도 못했었는데, 점차 스스로의 영역을 찾아보면서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을 보고 부러워할 시간에 내 영역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하다. 


때론 힘으로 승부하기보다 힘을 받아넘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역경과 변화를 기회로 삼아 자신만의 강점으로 살아남는 것이다.(203p)

위의 내용이 내게만 공감되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린 모두 현재의 좋지 않은 상황을 '코로나 때문에..'로 넘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 1년을 훌쩍 넘어 올해까지도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걸 조심해야 하는 지금, 모든 걸 코로나 탓으로 넘기기에는 이미 적응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맞춤형'으로 '만나서' 진행할 수 있는 대면 개인 강의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고, 동영상을 통한 강의 교안 제작이나 외주는 늘어난 상태다. 그 사이에 공부할 것들이 늘어나서 오히려 마음은 더 바빠졌다.  


많은 생존법칙과 많은 풀에 대해 설명했지만 사실 생존 전략에 충격받는 바람에 어떤 풀들이 있었는지는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성공적인 책 읽기라고는 못할 것 같다. 대신 인상 깊었던 생존전략만 기록해야지. 웬만한 경영이나 자기 계발서와 호흡이 같으니 궁금한 분들은 읽어보시길 바란다.

참고로 이 카드 만들면서 쾌재를 불렀다. 내가 오늘을 위해 식물 일러스트를 모아왔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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