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릿에 대한 오해
종종 내가 쓴 브런치를 어떤 분들이 찾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매일 브런치 순위는 조금씩 달라지고 새롭게 나온 브런치가 그날 상위 순위를 차지하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베스트셀러는 따로 있습니다.
파워포인트 템플릿 만들기 는 제 브런치에서 꽤 초창기에 쓰였던 포스팅입니다. 나름대로 잘 나온 템플릿이고 성과도 좋아서 기분 좋게 올렸던 자료였는데요. 저 포스팅의 조회수가 다른 포스팅 조회수를 1,000회 이상 앞서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후 제 포스팅에서는 '템플릿'이라는 단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너무 파워포인트로 익숙하게 작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포스팅을 해온 탓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클래스 101에도 강의를 올리지 못했는데, 수강생들이 사용할만한 템플릿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은, 현재 사용되는 템플릿들이 파워포인트로 빠르게 문서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형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방문하는 많은 분들이 포털 사이트에 '무료 파워포인트 템플릿'을 검색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용하게 사용하셨을 런지는 의문입니다. 혹시 이런 문제가 있지 않으셨나요?
마음에 드는 템플릿을 찾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겨우 찾은 템플릿이 적절한지도 모르겠고, 내 문서에 템플릿을 끼워 맞추기도 어렵고..
외주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바로바로 템플릿을 제작하는 저로서는 배경만 꾸미는 템플릿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정작 어려운 건 텍스트나 잘못된 다이어그램에 들어있는 내용을 변경하는 겁니다. 그래서 스스로 초보라고 생각하는 여러분들이(이 초보의 기준은 기회가 되면 찬찬히 설명하겠습니다.) 찾는 배경 위주의 템플릿들은 사실 작업을 더 힘들게 하는 요인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템플릿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몇 가지의 선택 기준을 알려드립니다.
배경을 보지 말고 다이어그램을 볼 것 : 배경은 첫인상이라고 하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면 충분합니다. 대신 템플릿 안에 내가 쓴 텍스트와 비슷한 구성으로 이뤄진 도식들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내가 쓴 문서는 주로 세 개 항목이 중심인데 슬라이드의 대부분이 4개 항목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편집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글만 채우면 되는 템플릿을 기대하지 말 것 : 템플릿 제작자와 나의 머릿속이 똑같기란 불가능합니다.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하는 부분을 정하시고, 어느 정도는 파워포인트를 다룰 줄 알아야 하는 것을 인정하세요. 여기서 어느 정도란 도형의 크기 조정, 폰트 크기 고정, 개체들의 그룹화, 서식 복사 정도입니다. 필요한 기초 기능들은 인지한 상태로 템플릿을 편집하세요.
내용에 템플릿을 맞출 것 : 템플릿을 과신하면 내가 가진 내용을 억지로 템플릿에 맞추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만약 첫 번째 질문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항목을 네 개로 억지로 늘리는 상황이 생기죠. 주인공은 내용이어야 합니다. 내용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시각화 페이지들을 찾으세요.
템플릿이 필요한 분들께 어떤 작업법이 도움이 될까 싶어서 요즘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현재 보고서 작성법과 구성에 대한 책들을 종종 보고 있는데요, 이 책에 나오는 문서에 필요한 내용에 제가 자주 작업하는 형태의 다이어그램을 합쳐서 템플릿화 하는 것입니다. 가능한 무채색으로 작업해 두고 필요한 컬러나 폰트 스타일에 따라 컨셉을 입혀서 템플릿으로 완성해 보려고요. (이 작업은 완성되는 대로 필요한 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강의 콘텐츠로 만들 예정입니다)
그럼 저는 다음에도 더 도움 되는 자료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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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말고 문서를 그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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