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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N Aug 21. 2022

'그냥' 한다는 것.

반드시 필요한 투입의 시간.



정말 빡센 수업을 들었습니다.


한 달 동안 재테크와 관련된 한 달짜리 강의를 들었습니다. 

부동산과 관련된 강의로, 수업 때 배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원하는 지역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 것 까지가 최종 과제였습니다. 조를 구성해서 매주마다 과제를 체크하고, 조별 모임을 하고, 보고서를 부분 부분 써나갔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과정은 [임장]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본업이 문서를 시각화하는 것이다 보니 복잡한 데이터를 제 스타일로 가공하는 걸 재미있어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직접 해당 지역에 가서 상황을 파악하는 일은 쉽지 않더군요. 조원들과 함께 움직인다고 해도 길게는 하루에 8시간, 짧게는 땡볕에서 3시간씩을 걸어 다니는 일은 중간중간, 난 왜 이것을 이런 과정으로 배우고 있는 거지?라는 질문을 가지게 했습니다.




머리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이 수업과 커뮤니티에서는 '그냥' 하는 것을 매우 강조합니다.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그냥' 실행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서 저는 좋아하는 에세이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동명의 영화로도 나와있지만 저는 에세이를 더 자주 보고 있습니다. [일일시호일]이라는 책으로, 주인공이 40년 동안 다도를 익히면서 있었던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의 2장 제목이 '머리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입니다. 복잡한 도구들과 과정들을 익히기 위해 메모하려는 주인공을 스승이 제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처음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던 주인공은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은 처음엔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익히는 것이구나, 하고요.


저는 수업을 들으면서 그 장면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무엇인가를 새롭게 배우는 중에는 반드시 생각하지 않고 내 것을 쏟아붓는 '인풋'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처음이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게 당연하죠.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사람은(강사, 컨설턴트, 동료 모두 해당됩니다.) 나보다는 훨씬 잘하는 것 같습니다. 

점점 하기가 싫어지고 포기한 후엔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결국 이 투입하는 시간의 유무가 목표를 이룰 수 있느냐 이룰 수 없느냐를 가른다고 할까요.


이번 수업으로 알게 되긴 했지만 저는 이미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파워포인트 기능과 기본 디자인에만 집중하던 제가 데이터 시각화를 익히기로 결심한 후 스터디를 하고 책을 보고 공모전에 도전하는 시간 동안 무언가를 계획하거나 생각했던 건 아닙니다. 

(그냥 해봤던 시간들이 축적되다 보니 3년이 지났더군요. 그 결과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풀겠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삶의 일부로 만드는 과정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배우려는 것에 집중하고 모든 연결된 것들을 파헤치다 보면 어느 순간은 그 분야에 올라서 있을 거라는 건 확실해요. 우선 제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의 마인드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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