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형 파워포인트 디자인법
*앞의 포스팅-02. 변하는 디자인, 변하지 않는 기준 세우기(1)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gkicarus/3
앞의 글에선 내가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면 곤란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개인적인 경험과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 위주로, 나름 영업기밀이다.
변하지 않는 것(변하면 안 되는 것)
·독해력
·다이어그램
·디자인 원리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
나는 수강생들한테서 다음 강의의 힌트나 적당한 대사 같은 것들을 잘 얻는 편인데, 이 독해력이라는 단어도 수업 중에 나왔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려는 선생님들에게 필요한 자료 제작 강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텍스트 자료를 나눠주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슬라이드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가 한 수강생분이 디자인에서는 다른 것보다 독해력이 중요한 것 같다는 말을 하는 거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용에 목숨 걸었던 내게는 단비 같았던 말.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야 강조할 부분이 보이고 그 부분을 강조할 시각화 방법까지 보인다. 무작정 꾸밀 생각을 하고 덤비면 원하는 디자인이 나오기 어렵다. 어쨌든 디자인도 콘텐츠를 전달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잘 이해할수록 전달이 쉽다.
*이처럼 강사들이 수강생 분들에게서 더 많이 배웁니다 여러분- 모르는 분야라고 해서 주눅들 필요 없어요:)
경험상 파워포인트 강의에는 중고급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가 쉽지 않다.
여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우선 초급과 중고급이라는 기준을 나누기가 어렵고 개인별로 파워포인트의 습득 정도와 주로 써야 하는 기능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기능들을 쓸 수 있느냐를 가지고 중고급을 나누는 것보다 어떤 스타일의 자료를 만들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텍스트와 도형을 삽입하고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을 알고 있다면 중고급으로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중고급 강의의 목표가 아래의 것이기 때문이다.
슬라이드 한 장에 원하는 메시지를 텍스트 이외의 개체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 익히기.
속칭 '노가다'로 어떤 도형을 쓰거나 애니메이션 등의 기능을 활용하는 것은 의외로 쉽다. 계속 붙들고 반복해서 써보면 되니까. 하지만 콘텐츠 사이의 관계를 도형으로 표현하고 메시지를 이미지나 컬러 등으로 전달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안에 다이어그램은 매우 큰 자리를 차지한다.
여기서의 다이어그램은 예쁜 도형 찾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기에 더 어렵다. 하지만 시각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것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러분의 경우는 다이어그램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간이 옆에 붙어 있을 거기 때문에 크게 부담 안 느끼셔도 됩니다. 물론 저 말입니다.
흔히 디자인을 감각에 연결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천성적으로 감각이 좋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니 나는 따라갈 수가 없다 식으로 생각해버리는 거다. 감각이 좋은 사람이 하려면 나 같은 사람들은 평생 디자인 못할 텐데 말이지.
밖에서 디자인'도' 한다고 말하자고 결심한 이후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건 디자인 원리를 익히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도 디자인 개선 작업은 디자인 원리-대비, 정렬, 반복, 근접-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디자인 원리를 익히면서 내가 작업한 작업물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쉬워졌다.
디자인 원리를 익혀 놓으면 어떤 프로그램에서 디자인을 하든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내가 프로그램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인데, 다른 기능들을 가지고도 디자인 원리를 바탕으로 작업하면 툴을 얼마나 익혔는지에 상관없이 적절한 퀄리티의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디자인 원리는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언급된 네 가지를 가지고 디자인 개선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이건 정말 변함없는 진리 중의 진리.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디자인을 감각과 연결시키다 보면 따로 공부할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디자인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보인다는 점. 포인트는 어떻게가 되겠지만.
그럼 지금까지 파악한 내용을 가지고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생각해 보자. 덧붙여 나는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서 브런치를 꾸려갈 생각이다.
변하고 있으니 꾸준히 체크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않으니 묵묵히 해나가야 할 것을 파악해서 공부하고 이야기해 보려 한다. 무려 디자인을 말이다. 아.. 벌써부터 욕먹을까 걱정된다.
강의 때 들어온 질문들이나 개선해야 했던 자료들이 등장할 수도 있고(물론 정보 보호를 위해서 디자인 문제만 두고 보이는 건 싹 바꿀 계획이다.) 책이나 잘 만들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정해진 건 없지만 작정하고 쓸 생각은 있다.
디자인을 한다는 것이 더 이상 막막하거나, 못한다고 괄시받는 이유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대로 쓸데없는 허세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나의 바람이다. 모든 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배우는 것을 망설이지 않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말하는 파워포인트 디자인은 말 그대로 생존형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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