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그러나 가끔은 너무나도 미운 동생

가족이란

by 유별희



새벽 3:25분 잠 못 이루는 밤에 끄적



오늘따라 유난히 마음이 복잡해 잠이 오지 않는구나. 가족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다채로운 감정을 품고 있는지 새삼 깨닫는 밤이야. 때로는 세상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힘든 일이 있을 때면 기댈 곳은 오직 가족뿐이라며 세상 가장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지. 하지만 어떤 날은 얼굴조차 마주하기 싫고, 뼛속까지 미워지기도 하니, 이 얼마나 모순적인 감정의 집합체인지.


댓가 없는 사랑, 그러나 남는 서운함


오늘 하루, 나는 온종일 동생에게 실망했다. 내가 동생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 걸까. 나는 그 아이의 누나다. 하나뿐인, 사랑스러운 막냇동생. 무엇이든 챙겨주고 싶고, 마음 같아서는 내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싶은 그런 존재.


그래서였을까. 동생의 부탁이라면 웬만해서는 거절하지 않았다. 서울에 한 번씩 올 때면 자가용으로 기사를 자처해 일터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왔다. 함께 집에 머무는 날이면 거의 모든 끼니를 내 손으로 차려 먹이고, 맛있는 간식을 사주며, 필요하다면 돈도 쥐여주었다. 너무 잘해준 탓일까? 나는 이 모든 행동에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 정말이다.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누나의 말을 존중해주고,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켜주는 것. 딱 그뿐이었다.


삶은 계란 하나의 서운함


하지만 때때로 동생은 나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으로 내 마음에 상처를 낸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동생이 삶은 계란을 먹고 있기에, 나에게 먼저 "계란 먹을래?" 하고 물었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가, 이내 마음을 바꿔 "아니, 흰자만 먹을게. 노른자는 너 먹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동생은 내 말을 무시한 채, "그럼 됐어." 한마디를 툭 던지더니 남은 계란을 제 입에 다 넣어버렸다.


누군가는 정말 별것 아닌 일이라며 유치하다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서운함을 느꼈다. 아낌없이 퍼주는 나와는 달리, 제 입에 들어갈 것 하나 양보하지 못하는 그 아이의 이기적인 모습. 오늘뿐만이 아니었다. 문득문득 보이는 그런 행동들은 내 마음에 분노를 일으키고, 때로는 몸서리치게 밉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미워할 수 없는 너, 지켜야 할 나


그런 마음이 들 때면 당장 집을 나가 두 번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한다. '내가 그러면 안 되지.' 하는 자책과 함께, 갑자기 동생이 한없이 안쓰럽고, 가엾고, 불쌍하다는 생각들이 내 머리를 지배한다. 결국 동생을 미워하고 관계를 끊어낼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 채, 나는 이 감정의 굴레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가족이라도 너무 오래 붙어있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사소한 다툼만 늘어날 뿐. 이번 주는 유난히 길게 집에 머물렀다. 다음 주부터는 주말에 볼일만 보고 곧장 내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 그리고 이 사랑하는 마음을 지키기 위해, 우리에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더 길게 쓰고 싶지만, 이제는 정말 꿈나라로 가야겠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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