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그리움은 왜 밤에 더 무거울까
그리움을 품에 안아보면 은근히 무겁다.
잊으려고 할수록 더 선명해지고,
멀어질수록 마음속에서는
오히려 더 가까워진다.
그래도 나는 그 무게를 좋아한다.
밤이 되면 그 무게는 더 또렷해진다.
낮 동안 흩어졌던 생각들이
불을 끄는 순간 한 곳으로 모인다.
소란함이 사라진 자리마다
그리움이 앉는다.
마음 어딘가에 접어두었던 기억이
베개 위에서 다시 펼쳐진다.
그리움은
꼭 거창한 것에서만 오지 않는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서
밤이 되면 조용히 찾아온다.
물에 닿으면 금세 까맣게 변해버리던
장난감 반지를 내 손에 끼워주던 아이.
초코파이 두 개를 쌓아 올려
미니 양초 하나를 꽂고,
함께 촛불을 끄던 어느 오후.
저녁 먹으라는 엄마의 부름에
초코파이 하나씩 나눠 먹으며
서로의 집으로 뛰어가던 그날.
그때는 몰랐다.
그 싸구려 반지와
녹아내리는 초코파이 케이크가
이렇게 오래 남을 줄은.
불을 끄고 누우면
그 오후가 선명해진다.
나는 안다.
그리움은 내게 있어 추억이고,
누군가의 마음이 잠시 나에게 닿았었다는
표시다. 그래서 난 그리움의 무게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