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기타를 안고 있었다.
나의 기타는
몸에 익은 무게로
품에 안겨 있었다.
그런데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악보는 낯설었고,
손끝에 새겨두었던 코드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기억 속에서
전부 사라져 있었다.
아는데 모르는 느낌
익숙한데 처음인듯한 기분.
울었다.
흐느껴 울다 깨었다.
꿈이었다는 걸 알고 난 후에도
손가락을 한참 바라보았다.
이 손가락들이 정말 기타 코드를 잊은 건 아닐까 두려웠다.
기타가 나를 잊을까 봐 겁났다.
그 상실감과 두려움은
꿈 밖에서도 오래오래 머물렀다.
손과 어깨 때문에 기타를 쉬어야 할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기타 치며 노래하는
영상을 많이 남겨둘걸....
영상하나 남기려면 찍고, 지우기를
반복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고급 연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룬 게 후회된다.
나에게 기타를 칠 수 없다는 건
내면의 깊은 곳이 비어버리는 일이다.
그래서 연주는 힘들지만 기타를 만지고
살짝씩 튕겨보는 연습을 조금씩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