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께서 잠시 다녀가라고 전화를 하셨다
친정집 가는 길은 왕복 2차선 시골길이다
가면서 보이는 대학교, 호수 그리고 지역에서 꽤 큰 대학병원, 오래된 꽃집, 중국집, 구멍가게만 한 약국... 친정집까지 가려면 40분은 넘게 걸린다 그래도 엄마에게 가는 길은 참 설렌다
오늘도 친정집을 향해 운전을 해 가는데 왕복 8차선의 넓은 도로가 뚫려있었다 공사 중이던 도로가 어느새 완공이 되었구나
신기해하면서 앞으로 친정집 다니러 가는 시간이 단축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친정엄마께서 주신 마늘, 가지등을 바리바리 들고 차에 올랐는데 새로 생긴 넓은 지름길 말고 중학생 때부터 몇 달 전까지 다니던 옛날 길이 그리워지는 건 왜인지...
옛날 길로 핸들을 틀어 추억을 떠올리며 천천히 집을 향해 달렸다 프루스트 효과일까? 어떤 특정 냄새에 추억이 떠오르거나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 것처럼 차창밖 사물과 풍경을 보며 많은 지난 이야기들이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스무 살 때 처음으로 짝사랑하던 대학생 오빠에게 고백받던 호수공원,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꽃을 사려고 기웃대던 꽃집, 아빠께서 아프셔서 모시고 다니던 대학병원~
많은 기억과 추억이 다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힘든 일로 인해 동동거리며 뛰던 저 좁은 길목도, 친구들과 함께 시끌벅적 들락거리던 국민하교 옆 떡볶이집 골목도 나의 시절이 되어 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이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난 흑백사진 같은 옛날 2차선 도로가 참 정겹고 좋다
넓은 도로가 생겨서 친정집에 오고 갈 때 시간이 단축되어 훨씬 편리해졌지만 기분이 센티해지면 나는 또 추억의 좁은 도로를 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