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잃고도, 또 누 군가를 사랑하며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다.
시간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는 마음들이 있다
떠난 사람의 목소리, 계절의 냄새,
말하지 못한 문장들처럼 가슴에 남아 버린 것들,,,
이 글은 내 속에서 잊지 못한 마음들을 꺼내는 연습이다
아빠가 떠나시던 날, 하늘도 많이 슬프고 황망했는지 눈보라가 거세었다,
나는 이상하게 울지 못했다
눈물이 안 나왔다기보다, 마음이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린 것 같았다.
사람들이 조문을 오고, 흰 국화꽃이 쌓여가도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물도 흘리지 못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자주 생각했다.
'이게 진짜 이별일까?' 주무시듯 조용히 가신 아빠를 보면,
마치 내일이면 다시 눈을 뜨실 것만 같았다.
그날 이후 나의 시간은 멈추었다.
겨울이 세 번 지났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빠에게 말을 걸 듯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아빠, 오늘은 좀 괜찮았어요."
"아빠, 이 곡 가사를 써 봤는데 이 부분을 살짝만 바꿀까요?"
그렇게 마음속에서 대화를 이어가며 살았다.
그건 나만의 작고 조용한 의식이었다.
이별이 끝나는 순간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움의 모양이 조금씩 바뀔 뿐이다.
이제는 슬픔보다는 그리움이, 그리움보다는
고마움이 더 많이 남았다.
아빠는 내 안에서 여전히 살아 계신다.
목소리로, 냄새로, 그리고 나라는 사람의 모습으로.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그리움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
글을 쓰는 일은 결국, 사랑을 계속 불러내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