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손은 늘 거칠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그 손을 지나갔을까
손등에는 굵은 핏줄과 깊은 주름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세상 그 무엇보다 부드럽게 느껴졌었다.
어릴 적, 아빠는 늘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말씀하셨다.
'괜찮아, 다시 하면 돼, 할 수 있어.'
그 말이 주술처럼 마음에 새겨져서 지금도 불안해질 때면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말을 되뇐다.
아빠가 돌아가시던 날 마지막으로 잡았던
아빠의 손은 놀라울 만큼 차가웠다.
살아 있는 사람의 체온이 아니었기에
더 차가웠지만 모든 고생이 끝난 사람의
평온한 온도이기도 했다.
그때 처음으로 '이별'이라는 단어가
가슴 안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걸 느꼈다.
이제는 그 손을 다시 잡을 수 없지만,
나는 여전히 그 손의 감촉을 기억한다.
뜨거운 여름날에도, 겨울의 찬바람 속에서도
그 손의 온도는 내 마음 한편에 살아 있다.
나는 오늘도 마음속으로 그 손을 잡는다.
들리지 않는 마음속의 중얼거림일지라도
분명 아빠는 알고 계실 거다.
여전히 내가 아빠의 손을 잡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