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by 이작가야



기다림은
작은 꽃잎 하나 떨어지는 소리에도
문을 여는 것.

기다림은
창가에 앉아
햇살이 기울어지는 걸 보다가
어둠이 오는 것도 잊어버리는 것.

네가 오지 않아도 오늘도 차를 끓이고
네 자리에 찻잔을 놓는다.
식어가는 차처럼
나도 조금씩 식어간다.

기다림은
그리움이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되고
외로움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내 안에 네가 있어서
기다림도 견딜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날은 기다림이 너무 깊어서
내가 기다림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는다.

혼자 부르는 네 이름이

메아리도 없이 사라지고,
그래도 나는 너를 기다린다.
시들어가는 꽃처럼,

말라가는 우물처럼
끝을 알 수 없는 이 아픔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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