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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아테투도 Aug 23. 2021

내가 애플에 빠지게 된 이야기 1부

너란 놈 정말…

나는 처음 폰을 산 20살 때부터 8년간을 진성 안드로이드 유저로 지내왔다. 중간에 lg폰을 산 2년을 빼면 6년간 삼성의 노예로 지내왔다. 또, 운영체제로는 윈도만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윈도+안드로이드 세팅은 내 생활에서 절대 바뀔 리 없는 진리였다. 그런 내가 어떠한 계기로 진성 앱등이로 180도 탈바꿈되었다. 왜 진성이냐고 말하냐면, 처음 애플 제품을 산 2021년 2월 이후로 반년 동안 애플 제품에 700만 원을 써버렸기 때문이다(나란 놈 미친넘…).



이 글은 내가 왜 애플 제품을 사게 되었고, 무엇이 나를 이토록 소비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는지 고찰하는 글이다. 이 글을 통해, 안드로이드에서 애플로 넘어가려고 하거나, 애플 제품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단 하나 명심할 건, 애플 제품을 산다는 건 당신의 지갑이 가벼워진다는 말과 똑같다고 보아라).





1. 애플은 미끼를 던져 분 것이고, 나는 미끼를 물어본 것이여(m1 맥북프로)

 

마케팅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가 미끼 상품 전략이다. 미끼 상품 전략이란, 정말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출시해,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본품은 저렴한 대신 사이드 제품이나, 액세서리를 통해, 이윤을 맞춘다. 애플은 이에 능통한 회사다. 무려 초 가성비 노트북인 m1맥북에어(내가 산건 프로라인)의 기본 성능을 130만 원에 출시했기 때문이다. m1맥북에어는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왜냐면, 동일 성능의 윈도 노트북을 구매하려면 무려 150만~180만 원을 써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기존에 300만 원 ~400만 원짜리 맥북보다 m1 맥북이 더 뛰어난 성능을 내기 때문이다. 이 걸 가능케 한건, m1맥북이 모바일 기반 프로세서를 사용했기 때문인데, 이미 애플의 독자적인 모바일 프로세서는 다른 안드로이드 프로세서보다 1세대 뛰어날 정도로 고 스펙이다.



내가 m1맥북에 최초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잇섭 유튜브 채널에서 우연히 m1맥북에 대한 리뷰 영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난 애플에 관심이 없어서 크게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한 5% 정도의 관심만 가진 상태였다. 왜냐면 미디어 업계에서는 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번아웃에 걸렸을 때였다. 번아웃으로 인해 회사를 일주일 동안 쉬게 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 그때 우연히 코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코딩하기에 맥북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m1맥북을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 선택).



나는 맥 운영체제를 생애 처음으로 쓰게 되었기에, 인터페이스가 혼란스러웠다. 특히나 키보드의 한/영 위치도 다르고, 컨트롤 키의 위치도 달랐으며, 몇 가지 세세한 점이 윈도랑 달라 익숙해지는데, 애를 먹었다. 또, 나에게 노트북은 오로지 마우스를 같이 쓰는 거였는데, 맥북의 트랙패드를 써보니, 마우스 없이도 생산성 있게 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신기하면서도 편리했다. 



맥북의 트랙패드는 노트북의 터치패드랑은 달리 민감도도 높고, 특유의 제스처도 편리하다. 맥북의 트랙패드를 쓰다, 윈도의 터치패드를 쓰면, 정말 다른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맥북을 만지면서,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는 과정이 신선하게 느껴져서, 더 빨리 번아웃이 치료된 것 같다(근데 막상 코딩할 때 맥북을 많이 쓰지 않은 게 함정…).



성능적으로 맥북은 너무나 훌륭했고, 지금까지 사용한 노트북 중 가장 좋은 만족감을 주었다. 또한, 디자인적으로 세련된 마감과 재질은 이게 단순히 노트북이라는 생각보다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이게 하이퍼 소비의 시작이었음을...








2. 갤럭시를 쓰는데 왜 에어팟을 사냐…(에어팟프로)


내가 애플 생태계에 갇히는데 가장 큰 계기가 된 건 사실 맥북보다는 에어팟 프로 때문이다. 나는 이전까지 qcy블루투스 이어폰을 썼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큰 불만은 없었지만, 지하철을 타면, 계속 끊겨서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가 된다는 게 조금 불편했다. 특히나 출근길에 오디오 클립을 듣거나, 오디오북을 듣는지라, 오디오가 끊기는 경험은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에어팟프로에 눈이 갔다. 사실 내 사용 환경을 생각해 보면, 갤럭시 버즈를 사는 게 일반적이었을 테지만, 맥북도 쓰고 있던 터라 애플이랑 삼성이 연동이 잘 안된다는 말을 언듯 듣기도 했고, 주변에서 에어팟을 쓰는 걸 보고, 한 번쯤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핸드폰 약정 기간이 끝나면 아이폰으로 바꾸자는 생각으로 에어팟 프로를 먼저 사버렸다.



에어팟프로를 사보고, 노이즈 캔슬 기능을 처음 써보니, 정말 신기했다. 디자인적으로도 이뻐서, 보는 눈도 즐거웠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갤럭시랑 100%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호환성 문제는 나를 생각보다 스트레스받게 만들었다. qcy는 지하철에서 아예 못쓸 정도였다면, 에어팟프로는 간간히 끊겼다. 하지만 방심하다가 간헐적으로 끊기는 상황이 계속해서 쌓이다 보니, 은근 나를 스트레스받게 만들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해결법을 모두 사용해보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았다. 당연하지만, 문제의 원인이 애플 제품 특유의 폐쇄성 때문이니…








3. 드디어 완전한 애플 생태계의 시작을 알렸다. (아이폰 12 pro max)


사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메인 기기로 사용하는 아이폰을 나는 뒤늦게서야 구매하게 되었다. 사실 이 녀석은 기존에 쓰던 폰의 약정기간이 끝나는 2021년 9월 경에 바꾸려고 했었는데, 에어팟프로의 호환성 문제가 나를 예상보다 짜증 나게 만들어 예상 교체 기간을 5개월 앞당기게 만들었다. 난 8년간을 skt의 노예로 지내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아이폰으로 갈아타면서, 자급제 폰 생태계에 들어서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고민 하나! 맥북과 에어팟프로를 사는데도 상당히 많은 돈을 지불했는데, 과연 아이폰을 사는 게 맞을까? 심지어 2021년 하반기에 아이폰 13이 출시한다는 이야기가 들렸고, 코로나 때문에 페이스 아이디 쓰기가 힘드니까 터치 id(지문인식)를 아이폰 13에 도입한다는 루머까지 돈 상황이었다. 반년만 참으면, 최신 아이폰이 나오는데 아이폰 12를 사는 게 과연 맞을까?



나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어떤 선택을 하기 전에, 관련된 자료를 정말 수없이 찾아본다는 점이다. 나는 아이폰과 관련된 유튜버의 모든 리뷰와 분석 영상을 찾아보았고, 블로그 글도 낱낱이 뒤져보았다. 하지만 의견은 반반이었다. 누구는 구매하고, 누구는 구매하지 말라고 하고, 정말 나를 곤혹하게 했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는 거듭 쌓였다.



이 고통을 해결한 방법은 정말이지 단순하면서도 충격적이었다.

'지금 이 제품을 사는 건 사치가 아니다. 나에 대한 투자다’

=>?????



내가 애플 제품을 사는 데 고민이 들었던 건, '이 제품이 정말 나에게 쓸모 있는 제품일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필요한 것 외에는 구매하지 않으려 한다. 그럼에도 나는 많은 책을 소지하고 있다(250권 이상). 이유는 하나다. 책은 사치가 아니라 ‘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내가 카드를 쓰는데 심리적 저항이 많이 줄었다. 



아이폰을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의 논리 회로가 가동되었다. 아이폰을 구매하는 건 마케팅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세계 기업들 중 가장 브랜딩을 잘하는 곳이 애플이며, 애플의 제품은 전 인류가 열광하기 때문이다. 마케터로서, 세계에서 가장 열광하는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보지 않는 게 과연 제대로 된 행동인가 하는 생각이 나의 뇌를 스쳤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다 보니, 카드를 쓰는 건 쉬워졌고, 이제는 다른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아이폰 12냐, pro냐 pro max냐(…)



물론 나는 이전에 영상 PD로서 일했기에, 가장 성능이 좋고, 배터리도 오래가는 아이폰 12 pro max를 선택했고, 결국 24개월 할부로 3번째 애플 제품을 내 품 안에 들이고야 말았다.


(현재까지 쓴 돈 350만 원가량)


=> 2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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