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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아테투도 Sep 07. 2021

내가 애플에 빠지게 된 이야기 2부

어쩌다 마주친 사과농장의 모습

맥북, 에어팟, 아이폰으로 이어지는 애플 생태계에 빠져들고 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애플 제품을 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듯이, pc와 음향기기 모바일 제품만 사면, 대표적인 애플 제품은 다 산거고, 영상 작업할 때 필요한 최소한의 제품은 갖춘 것이라, 더 이상의 소비는 합리적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아이폰 12 pro max의 페이스 아이디 잠금해제 방식이었다. 사실 페이스 아이디는 애플의 혁신적인 보안법이라고 갖은 찬사가 가득했지만, 코 시국에서는 페이스 아이디는 정말 거치장 거린 방식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코 시국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었고, 마스크를 쓴 채로는 애플의 자랑스러운 페이스 아이디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아이폰을 살 때만 해도, 아이폰 13에서 탑재될 거라 기대된 터치아이디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터치 아이디는 지문인식 방법인데, 이전에 갤럭시 노트 9를 쓰던 사람으로서 지문인식은 익숙한 방식이었고, 마스크를 쓰는 코 시국에서는 터치아이디가 오히려 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이폰 13은 2021년 말에 나오기로 예정되었고, 한국에 정식 출시하기까지는 적어도 반년이나 넘게 남아,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때까지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소비하기 전에 적어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자, 인스타 투표 기능을 활용해봤다. 과연 다른 사람들은 아이폰 12를 사는 걸 택할 것인가? 아이폰 13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인가? 그 결과는??


7대 3으로 아이폰 12 구매 ㄱ ㄱㄱ

(사람들이란…)


아이폰 12를 구매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천만의 말씀. 아이폰을 구매하고 지하철에서 사용할 때, 잠금이 바로 해제되지 않아 짜증 나는 일이 많아졌다. 비밀번호도 6자리라서 숫자 치는 것도 번거로웠고, 즉각적으로 해제되지가 않으니 '아이폰을 괜히 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아이폰 잠금해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게 되었고, 애플 워치가 업데이트되면서 아이폰을 바로 잠금해제할 수 있게 된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 스마트 워치를 구매할까 고민이 들었다.


물론 내가 스마트 워치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건 아니다. 대학교 때 대외활동의 보상으로 삼성 기어 s2를 받아서 써본 적이 있다. 하지만 평소에도 손목시계를 잘 쓰지 않는 나에게 스마트워치는 메리트가 있는 제품이 아니었고, 그 당시는 스마트워치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몇 번 쓰고 바로 중고나라애 팔아버렸다. 그런 나에게 애플 워치는 과연 쓸모 있을까? 고민이 많아졌다. 사고 나서 계륵이 되지는 않을까… 고작 아이폰 잠금해제 편하게 하자고, 애플 워치를 사는 게 맞을까…




1.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애플 워치 6 구매)


IT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면 볼수록 애플 워치를 사야겠다는 생각은 굳혀졌고, 결국 애플 워치 se를 사느냐 5를 사느냐 6을 사느냐에서 고민이 생겼다. 이런 고민이 든 건 당연히 돈이 부족해서인데, 아이폰 잠금해제만 목적이면 se를 사는 게 100퍼센트였지만, aod나 심전도 기능이 왠지 모르게 끌렸다. 사놓으면 언젠가는 쓰지 않을까? 괜히 se를 사고 후회되지는 않을까?


이렇게 제품군을 고민하면서, 마케팅하는 사람으로서 큰 깨달음을 얻었는데, 애플은 제품 간의 급 나누기를 명확하게 한다는 점이었다. 애플 워치 버전, 가격, 사양 등에서 명확한 급이 나뉘어 있었고, 프로세서의 사양이 아니라, 제공하는 기능, 디자인 등에서 확실한 차이를 둬, 하위 제품을 사는 사람이 상위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 동기를 마련하는 게 너무나 계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플 워치 se를 싸게 출시하지만, 명확하게 사람들이 애플 워치 6을 사야 될 동기를 마련해줬다. 이런 차이가 사람들의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건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시리즈를 비교하면서 깨달은 것이다.


삼성의 경우는 급 나누기를 주로 프로세서의 성능으로 나눈다. 하위 등급의 갤럭시 탭은 더 성능이 낮은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상위 탭은 높은 성능의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등이다. 이는 예를 들어 갤럭시 탭 s6를 출시하면 lite를 출시하면서, 프로세서의 성능을 달리하는 식으로 명확한 급 나누기를 둔다. 반면 애플의 경우는 자체 프로세서의 성능이 삼성보다 1세대 빠를 만큼 좋은 성능을 가져, 프로세서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프로 등의 제품 프로세서는 각자 차이가 나지만, 급을 나누는 게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용도에 따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 미니는 이름과 비슷하게 휴대용으로 사용하고, 프로는 정말 전문가들을 위해 포지셔닝을 하는 등 스펙적인 면보다는 감성적인 면에서 어필한다.


다시 애플 워치로 돌아가서, 애플 워치 6과 se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는, 어차피 se를 사면 나중에 6을 사는 게 낫다고 후회할 거 같아 애플 워치 6을 사고야 말았다(나란 놈…).


막상 애플 워치를 사고 나니, 만족감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애플 워치가 가진 고급스러움이, 내 손에 찬 시계가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또, 마음 내킬 때 줄을 바꾸는 것도 큰 재미였다. 나는 마그네틱 기능이 있는 스트랩을 사용 중인데, 이 스트랩 색깔이 은색이라 고급져 보이기도 하고, 착용하기 편해서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다. 물론 애플 정품 스트랩은 최소 6만 원 정도로 비싼 가격으로 형성되어있지만, 다양한 호환 스트랩이 많기 때문에 선택지는 많다.



또, 내킬 때마다 애플 워치의 워치 페이스를 바꿔가면서 사용할 수 있기에, 이것도 큰 장점이었다. 롤랙스, 에르메스 등 다양한 디자인의 워치 페이스를 사용할 때마다, 이 시계가 돈값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도는 좋았다.




2. 너는 정말 애매한데… 왜 이렇게 빠져들게 만드냐..(M1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와… 이건 정말. 내가 산 애플 제품에서 가장 비합리적이고, 아직까지 나를 힘들게 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을 사면서, 추가적으로 늘어난 비용이… 가히 상상초월이다)


사실 난 이 제품을 사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이 제품이 나에게 정말 필요할까?


왜냐면 나는 아이폰을 가지고 있었고 맥북도 가지고 있어서 중간 크기의 아이패드가 정말 나에게 필요할 것인가 고민이 들었다. 또한, 갤탭 s6 lite를 2020년에 샀던 지라, 이미 태블릿이 있는데도 태블릿을 사는 게 정말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이패드는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2021년 4월에 M1프로세서를 넣은 아이패드가 출시한다는 소식을 알게 된 뒤로 생각이 바뀌었다. 기존에 맥북 M1 시리즈를 쓰면서 M1프로세서에 대해 만족도가 컸던지라, M1를 넣은 아이패드가 자연스레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내가 M1프로세서를 넣은 맥북을 구매하지 않았더라면, 애플 제품에 빠져들게 되었을까? 아니 절대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M1이란 프로세서의 성능은 정말 혁신적이었고, 그 프로세서를 넣은 아이패드가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더 충격인 건, 이번에 미니 LED라는 애플이 밀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최초로 M1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다는 소식이었다. 아니. 세상에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라니.. 심지어 미니 led라니... 너무나 나를 혹하게 만들었다.


M1 아이패드 프로의 최소 가격은 120만 원 선이었다. 하지만 12.9인치는 가격이 10만 원 더 높았고, 심지어 용량을 올리니 가격은 계속해서 뛰었다. 나는 맥북프로 M1을 256GB로 사고 나서, 늘 용량 부족에 시달렸다. 영상편집을 하기에 256GB는 절대 큰 용량도 아니었고, 관련된 프로그램을 하나 둘 설치하다 보니 용량이 100GB 잡아먹는 건 순식간이었다. 아무리 외장하드를 쓰고 다닌다고 해도, 기본적인 용량이 충분해야 영상편집이 편하기 때문에, 아이패드 프로의 용량을 넉넉하게 잡아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든 가장 큰 고민은 용량을 1TB로 할 것인가 512GB로 할 것인가 였는데, 1TB가 되면 램도 16GB로 늘어나지만, 비례해 가격 부담도 커졌다. 200만 원이 넘는 아이패드 프로라니. 내가 산 13형 맥북프로도 가격이 160만 원이었는데...


고 사양 아이패드가 정말 나한테 필요할까? 아이패드를 사면 애플 펜슬도 사야 하는데, 애플 펜슬 가격도 15만 원 상당이다. 절대 적은 금액은 아니다.(하나. 명심해야 할 점은 애플 제품을 하나 사기 시작하면, 워낙 가격대가 높다 보니 물건에 대한 경제관념이 흔들릴 때가 많다. 명심하시길...)  





결국 여러 가지 타협 끝에, 12.9인치 512GB의 M1 아이패드 프로 5세대를 구매하게 이르렀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고, 나는 다이어리도 다시 작성하기로 마음먹고, 그림도 그려보고, 영상 편집도 더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었다.(하지만 실상은 유튜브랑 만화책 머신...)


**지금까지 애플에 사용한 금액(600만 원)


내용이 길어 3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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