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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아테투도 Sep 12. 2021

내가 애플에 빠지게 된 이야기 3부

끝이겠지 싶었지만, 새로운 시작이었다니...


지난 이야기까지 구매한 애플의 제품들은 하나같이 애플 생태계를 느끼기 위해 충분한 제품 라인이었다. 맥북, 에어팟, 아이폰, 애플 워치, 아이패드 등 하나같이 독자적인 os 규격을 가진 애플의 주옥 한 브랜드들이다. 이 제품들은 출시했을 때부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제품이다. 아이폰은 말할 것도 없고 이어폰의 새 지평을 연 에어팟, 컴퓨터와 핸드폰의 중간 용도를 정확히 포지셔닝한 아이패드. 패션 아이템이면서, 뛰어난 스마트워치로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 워치. M1를 탑재하고 가성비의 새 역사를 쓴 맥북 등 혁신성과 스펙에서 전혀 꿀리지 않는 제품들이다. 



나는 애플의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마케터로서 브랜드 가진 파워가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되었다. 참으로 가치 있는 소비라 할 수 있었다(진짜로??).



하지만 이번 장에서의 소비는 합리적인 소비에서 충동적인 소비로 완전히 방향을 튼 계기가 되었다. 애플의 제품을 구매해나가면서, 어느새 애플 없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걸지도 모른다(제엔장...).  



M1 아이패드 프로를 사고 난 뒤 현 상황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모든 애플 제품을 구매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M1아이패드 프로가 나옴과 동시에 M1를 넣은 아이맥도 나왔다. 난 2020년에 180만 원 상당의 돈을 지불하고, 윈도 데스크톱을 구매했기 때문에 아이맥을 사는 건 너무 돈이 아까운 일이었다. 물론 이번 아이맥의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무심결에 지를 뻔했지만, 영상작업을 하기에는 충분할 만큼의 사양이 아니었다. 아이맥의 모니터 색감이 이쁘다고 해도, 내가 디자이너로 전향하지 않는 이상 당장 나에게 아이맥은 사치 중의 최고 사치라고 생각되었다. 또,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공공기관 등과 같은 곳에서 맥의 호환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윈도 계열의 컴퓨터가 하나 정도는 필요했다. 



이제 내가 구매할 애플 제품은 단 하나도 없는 줄 알았다. 정말로...





1. 끝인 줄 알았던, 아이패드의 늪에 빠져버리다(아이패드 에어 4) 

아이패드... 하, 나는 M1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를 구매하기 전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왜냐고? 나에겐 이미 13인치의 M1맥북프로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인치의 맥북이 있는데 아이패드의 포지션이랑 겹쳐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이렇게 고민을 한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M1아이패드 프로 12.9인치에는 미니 LED란 신기술이 들어갔고, 11인치에는 일반 LCD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니, 같은 세대의 제품에서 인치만 달라지는 건데, 디스플레이로 급을 나누는 게 말이 된 단말인가?? 이런 망할 애플 개객기...



물론 휴대성을 생각하고 포지션을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11인치를 구매하는 게 맞는 선택이었다.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무게가 640g 정도였고, 11인치는 450g 정도로 무려 200g이나 차이가 났다. 손으로 들고 다닐 때 200g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내가 이전에 10.4인치 갤탭 s6 lite를 구매한 적이 있어서 더 정확히 느낌이 왔다. 그 당시 갤탭 s6 lite의 무게는 11인치 아이패드 프로랑 거의 비슷했고, 무게가 휴대하기에 딱 마지노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에 더더욱 12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는 게 맞을까 고민했지만, 유튜버들의 말을 들어보니 디스플레이는 무조건 거거 익선이란 말에 M1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를 구매해버렸다.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할 때 와이파이와 셀룰러 옵션 중 선택한 건 와이파이 옵션이었는데, 애당초 와이파이로도 충분할 거 같았고, 만약의 경우에는 핸드폰 핫스폿을 쓰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셀룰러를 위해 10만 원을 더 지불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었다. 셀룰러를 쓰려면, 별도 요금제를 가입하든, 핸드폰의 데이터를 셰어 하든 해야 했는데 일단 별도 요금제는 부담이 컸고, 데이터를 셰어 하기에도 내 핸드폰의 한 달 데이터가 4GB밖에 되지 않아, 셰어 하기에도 부족했다. 



M1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와이파이 모델을 구매하고 나서, 한동안은 굉장히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일단 가장 마음에 든 건 굿 노트였다. 난 평소에 손으로 글 쓰는 걸 좋아하고, 회사에서도 메모용 다이어리를 자주 활용했다. 하지만 굿 노트를 쓰면서부터, 종이 다이어리를 쓸 일이 없어졌다. 같이 구매한 애플 펜슬로 메모하고, 필요하다면 글씨를 ocr 변환해서 남들에게 공유할 수 있으니, 이 점이 너무 좋았다. 또한, 회사에서 디자이너한테 기획물을 줄 때도 굿 노트는 너무 편리한 도구였다. 레퍼런스를 찾아서, 애플 펜슬로 원하는 느낌과 텍스트를 적어서 보내줄 수 있었고, 수정사항도 굿 노트로 간단히 표현할 수 있어 편리했다.



굿 노트를 사용하면서 기존에 들고 다니기 힘들었던 책들을 모두 전자책으로 바꾸어서 들고 다녔는데, 이 점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전자책은 종이책처럼 한 번 필기하고 나서도 맘껏 수정할 수 있기에,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12.9인치에서 오는 무게의 압박은 결코 적지 않았다. 650g의 무게에다가 케이스 무게인 200g까지 합치면 총 850g 정도 되는데, 그 무게를 들고, 매일 지하철에서 전자책을 보는 건 할 수는 있지만, 썩 좋은 사용자 경험은 아니었다. 심지어 무게 중심 때문에 한 손으로 들기에도 좋지 않았고, 두 손으로 들고 사용하면 애플 펜슬을 쓰기가 썩 좋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림을 잘 그리지 않는 내가, 아이패드를 산다고 그림을 그릴리가 없었다. 아이패드용 그림 그리기 앱인 프로 크리에이트를 샀지만, 처음에 몇 번 끄적이고 나서 다음부터는 손도 대지 않았다. 또, 영상편집용 앱인 루마 퓨전을 사서 사용해보려고 했지만, 영상 PD에서 마케터로 업무를 변경하고 나서는 영상을 만 들일이 거의 없었다. 



M1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는 와이파이 모델이라서 지하철에서 와이파이가 끊기거나, 돌아다닐 때 인터넷이 안되면 아쉬운 상황을 만들고는 했다. 물론 아이폰 핫스폿을 통해 해결할 수는 있지만,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고작 한 달에 사용 가능한 데이터의 양이 4GB 정도밖에 안되는데, 핫스폿을 사용하는 건 부담이 가는 선택지였다. 무게가 좀 되다 보니, 들고 다니다가 고장 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150만 원을 넘게 사용한 제품이기에 초기 구매할 때 가격 부담이 심했고, 애플케어플러스를 쓰는 건 왠지 돈이 아까운 선택이라 생각해, 구매할 당시에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무거운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다 보니, 어쩌다 떨어뜨리면 어떡하냐는 두려움이 갈수록 커졌다. 결국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나의 라이프스타일에서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계륵과도 같았다.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 내 사용범위를 보면, 디스플레이가 큰 고사양의 아이패드가 필요하다기보다는, 휴대성이 좋고 애플 펜슬이 되는 아이패드를 필요로 한다는 걸 깨달았다. 자 그럼 이제 선택할 건 3개다.

1.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로 바꾸고, 12.9인치를 처분한다.

2. 휴대용 아이패드를 구매한다.

3. 그냥 쓴다.



여기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는 누가 생각하든 간에 1번이다. 왜냐고? 내 사용용도에는 휴대성이 좋은 게 필요하다. 또, 기존 12.9인치를 쓰기에는 불편한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니, 차라리 그 모든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셀룰러 11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고, 기존에 구매한 12.9인치는 당근 마켓에서 처분하는 게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물론 안 사는 게 가장 좋지만, 그러기에는 쌓인 불만사항이 커져서 감정적으로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1번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1번을 선택하면, 12.9인치의 광활한 디스플레이와 미니 LED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집에서 사용할 때는 12.9인치의 사용성이 좋았고, 웹툰이나, 전자책을 볼 때는 큰 화면의 광활함이 만족도를 높였다. 자 그러면 소거법으로 1번도 3번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할 수 있는 선택은 단 하나뿐인 2번이다. 그럼 2번을 선택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당연히 돈이다. 돈은 늘 부족하고, 2번은 추가적인 지출이기에 현금 출혈이 크다(아무리 할부라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다시 머리를 굴렸다. 내가 매달 쓰는 생활비에서 5만 원을 절감하자. 5만 원을 절감하고 20개월쯤 지나면, 100만 원 정도이니, 충분히 아이패드 1개를 구매할 수 있겠지? 그래, 생활비를 절감하자!(STAY!!!!)





자, 휴대용 아이패드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다시 고민해야 할 선택지가 4개가 되었다(이놈의 선택지란.. 인생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다).


1. 아이패드 미니를 산다

2. 일반 아이패드를 산다

3. 아이패드 에어를 산다.

4.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를 산다.


가격만 본다면 당연히 1번또는 2번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1번의 경우에는 휴대용으로는 딱이지만, 내 주 사용용도인 필기 목적으로는 조금 작은 감이 있다. 또한, 애플 펜슬 1세대밖에 호환이 안되니, 추가적으로 펜슬을 사야 할 돈이 든다. 이 경우 셀룰러를 포함한 가격은 대략 60만 원이 넘는다. 



2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애플 펜슬 1세대밖에 안되지만, 디스플레이 크기는 만족스럽다. 가격도 착하다. 하지만 보급형 아이패드는 여러 면에서 원가절감이 이루어진 제품이다. 라미네이팅 처리도 안되어있고,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던 내가 보급형 아이패드를 사면,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질 거 같았다. 자 그러면 이제 3번과 4번 중 선택하는 건데, 가격적으로 보면 3번이고 여러 면에서 완벽한 건 4번이었다. 하지만 이미 같은 아이패드 프로가 있고, 단순히 인치만 다른걸 1개 더 구매하자니(심지어 돈도 비싸) 부담이 컸고, 가격도 셀룰러를 포함하면 120만 원 정도 되니, 심리적으로 구매하기가 망설여졌다. 





고민 끝에 택한 건 아이패드 에어 4였다. 일단 아이패드 에어 4를 선택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10.9인치는 휴대용으로도 적당한 크기다. 

2. 배젤이 좁아서 디스플레이가 보급형 아이패드보다 넓다.

3. 애플 펜슬 2세대가 된다. 

4. 무게가 450g 정도로 가볍다.  

5. 셀룰러를 써도 기본 용량으로 구매한다면 90만 원 중반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6. 내가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할 때 실수로 아이패드 에어 4용 저반사 필름을 구매했었다(제엔장... 환불 못해서 집에서 굴러다니던 중)





거의 아이패드 에어 4를 구매하게 된 건 운명의 데스티니나 마찬가지였다...


내용이 길어져 4부에서 계속.


현재까지 내가 애플에 쓴돈(총 7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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