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어디서 걸린 건지도 모르겠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마는... 아마도 학교에서 걸린 게 아닐까 싶었다. 학교 기숙사 친구들 중에 걸린 친구가 있다고 했는데, 불안 불안하더니 코로나 반응이 나타났다. 다행히 다른 식구들은 자가 키트에서 음성이고 특별한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코로나에 걸린 식구들이 없었는데, 끝물에 이렇게 걸려버리네.
엄마가 나는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 조심시키고, 애들이 집 안팎으로 드나드니까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2주 항암 주사를 맞으러 가야 하는데, 내가 아들을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아들이 “엄마 괜찮아?” 하고 묻는데, 뭐라고 하나. 너는 방에 들어가서 푹 쉬어, 엄마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할 수밖에.
아들이 먹을 밥과 간식을 방에 넣어주고, 수시로 열 체크하고, 괜찮냐 물어보고. 방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방문을 열어야 하니 불안감도 있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카톡으로 하라고 했다. 아들에게 미안했지만, 계속 드나드는 것도 찜찜해서. 아들이 열이 오르락내리락하고, 끙끙거리면서 누워있을 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코로나가 결국엔 격리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지만, 아픈 모습을 보니 나도 아픈 것 같아서 속상했다.
중심을 못잡아서 여기저기 부딪혔다. 사진은 어깨. 다리는 더 심해서 사진은 패스!
먹지 못해 기운이 없어서 내가 사는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영양제 주사를 맞았다. 그전엔 링거 맞는 것이 싫어서 슬슬 피했다. 긴 시간이 지겹고 아파서 피했던 거다. 이젠 마지막 항암이니 몸을 안정적으로 만든 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항암 중간중간에 지역병원에서 링거를 몇 번 맞았다. 간호사 선생님께 살살 놔주세요. 하는 순간 따끔! 하고 침투하는 주삿바늘. 자주 하던 일이지만 따끔 소리가 들린 후 진짜 따끔하는 건 무섭다. 마늘 냄새가 나는 일명 마늘주사를 맞고, 집에 왔다.
그전엔 멀리 있는 사물이 두 개로 보였는데 다시 하나로 보였다. 영양제 투여의 효과 성공! 걱정되었던 혈소판 수치 때문에 피검사도 다시 했는데, 이번엔 저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신기했다. 일주일 사이에 이렇게 변동이 크다니... 의사 선생님께선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번엔 저번 항암보다 좀 더 잘 먹어서 힘없이 중심을 못 잡고 픽 넘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엄마는 몸이 힘들면 절대 바깥에 나가지 말라고 하셨다. 꼬꾸라지면 다친다고. 잘 먹어서 그런 일은 없도록 해야지.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몸에 딱 기운을 불어넣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라고 다짐했다.
< 현재 발행 중인 ‘없는 여자’ 시리즈는 작년 위암 진단 및 수술 후, 마지막 항암까지의 스토리를 회상하며 썼습니다. (2022.8월까지...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생활은 다른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