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때는 대학에 안 붙을까 불안했고 대학을 드디어 입학했다는 것으로 한시름 놓은 뒤에는 취업준비 시기가 다가오고 또 다음에는 취업이 안될까 봐 불안했다.
그때는 취업이 되면 뭐든지 다 잘 될 거라는 생각만 들었는데 현실은 아니었다.
휴학도 안 해보고 4년을 풀로 채우고 운 좋게 바로 졸업 이후 인도에 취업을 했기 때문에 나의 첫 취업 나이는 다른 사람에 비하면 굉장히 빠른 편이다. 인도에서 취업했기 때문에 그 이후 한국에서 취업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볼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확실한 건 대부분 입사 초기에는 회사에 대한 불만, 일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왜냐면 아는 게 없으니깐.
1년 반이 지나고 나서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 나랑 비슷한 시기에 빠르게 취업한 친구들을 직접 만나 직장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을 때 그 누구도 자신의 직장이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내 일이 제일 힘들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다 각자의 이유로 직장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퇴사를 실천할 건 아니지만 ‘퇴사’라는 단어를 언급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남들 눈에는 좋은 곳을 다닌다고 하는 사람들도 그 안에서 각자의 이유로 힘들다. 웃긴 건, 1년 반이 지나서 그 힘들게 뭔지를 알게 된다는 거다.
머리가 좀 크고 나니깐, 일이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니깐, 뭐가 맞고 뭐가 틀리다 라는 그 기준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나도 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결론적으로 퇴사를 결심하고 2021년 1월 1일을 마지막으로 나의 첫 직장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할 예정이다.
퇴사를 선택한 이유는 정말 정신이 버티지 못하고 우울증이 오래 지속될 것 같아 어떻게든 극복하고 싶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나만 힘들다는 생각에 외로움 다해져 더 우울해지는데 다 같이 힘들다는 사실만 생각해도 그게 조금의 위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사람들과 함께 나의 고통을 공유했을 때 퇴사하고 이후 무엇을 해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야 하는 아주 간단한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기도 했다.
나의 자세한 퇴사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자세하게 공유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