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간질간질해졌다. 추위에 오래 노출이 되어있던 터라 감기가 오려나 보다고 생각했다. 전주한옥마을 내 카페 <1723>의 고즈넉하고 아담한 분위기는 내 취향이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뱅쇼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잘 되었다 싶어 따뜻한 뱅쇼를 주문했다. 그 온기가 조금씩 스미며 긴장되었던 몸과 마음이 다소 누그러졌다. 그제야 시선을 맞추고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저녁, 그에게서 온 문자 메시지에는 나를 좋아한다는 고백이 담겨 있었다. 다시 목부터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면서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 같다.
아, 이제야 알겠다. 이 간질거림은 감기가 아닌 설렘이라는 걸.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감정에 난 잠시 착각을 했던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