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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려원 Jun 15. 2023

결과의무대

무대라는 곳은 결과물이다.

결과물을 얻고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은 무대다.

결과물을 얻기 위한 것에는 그 과정이 있고,

그 과정에는 노력이라는 길이 있다.

노력의 길이 정상으로 올라갔을 땐 그 결과물이 보인다.

결과물이 보이면 그것은 곧 무대에 오르게 된다.

무대에 오를 때 그들은 빛나고,

결과물은 얻어낸 자만이 그 맛을 알 수 있으며,

무대 또한 그 위에 올라가 본 자만이 그 맛을 알 수 있다.

시작과 끝은 서로 반대편에 있고

아무것도 없는 시작에서 달려가

아무것도 없던 끝이 채워지는 빛.

결과물이 없는 상태에서 달려가

자신의 결과물을 껴안는 그 빛.

그들은,

결과물을 얻었다는 것에서 빛나고,

무대 위에서 빛나고,

조명 속에서 빛나고,

바라보는 관객들로 인해 빛나고,

그 빛으로 인해 그들의 보람이 빛나고,

보람 가운데 그들의 시간과 삶이 빛난다.

지난주 금요일엔 피아노 독주회 무대를 바라보았고 어제는 문학상 신인 작가들의 수상식을 바라보았다. 무대는 언제나 바라보는 이들의 흐뭇함을 주며 그들의 조명이 되어준다. 그들은 그 성과에 대해 공유하고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의 무대는 순간 스승이 되고 객석은 배우는 자가 된다.

무엇의 이익을 얻기 위함 보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라고 표현하는 그들. 하게 된다는 것의 고마움이다. 하다 보니란 말은 하기 쉬워도 이 길을 뚫고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들 했을까. 무대를 바라볼 땐 오래전 나의 첫 무대를 떠올리기도 한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어요"라는 내 말의 기억도 무대 속에 있다.

피아노 독주회의 무대는 아들 넷 키우는 다둥이 엄마로 몇 해 전 상상도 못 한 늦둥이 (쌍둥이) 아이들이 태어 나는 바람에 그녀의 모든 시간은 육아에 묶여 있었다. 그러나 수능생인 첫아이를 케어하고 둘째 아이 관리하며 늦둥이 아이들 육아하느라 정신이 없는 중에도 그녀는 자신의 남은 학기를 위해 열심을 달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아이들을 키워놓은 후에야 남편의 뒷받침 뒤에 남은 학기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졸업 독주회 무대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녀의 무대가 끝나고 그녀를 꼭 안아 주었다. 그녀의 눈물은 그간의 고단 함이었으리라. 그 고단함 가운데 포기하지 않음으로 이룬 결과. 무대 위에 오르기까지 달려온 그녀의 시간이 고마웠다. 그녀의 무대는 아름다웠고 사랑이었다. 그녀가 포기하지 않은 시간을 달렸기에 그녀에게 그 무대가 다가갔고 무대는 그녀를 빛낸 곳이었으며 사랑이었다. 사랑은 변하지 않음으로, 변하지 않음의 노력으로 달려온 결과의 무대였음 이리라. 202306150858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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