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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Jun 22. 2023

듣기 좋은 말

좋은 책으로

오래전에 출간된 『시인의 가슴을 물들인 만남(저자. 고광석)』은 시대를 흘러간 시인들을 몇 명 선정해 그들의 삶에 대한 내용을 엮어 놓은 책으로 청소년 추천 도서 27권 중 한 권에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당시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선생님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시를 재미있게 가르칠까를 고민하다, 시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흥미진진해하며 시의 내용도 쉽게 접근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자료를 찾게 되었고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필자는 오래전 삶이 감동적인 시와 같은 이 책을 접하던 계기가 있었다. 당시 아버님의 병완을 모두 끝내고 책을 읽게 되었는데 차후 감상평을 써서 저자에게 보냈다. 답장이 오고 가기를 몇 차례 이어지다, 좋은 정보와 글은 꼭 챙겨서 보내줄 정도로 지금은 선생님과 오랜 기간 좋은 인연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런 선생님이 며칠 전 어머님상을 당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 당시 나를 위로하신 것처럼 봉투와 함께 마음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드렸다. 그리고 엊그제 어머님상을 치르고 돌아온 선생님의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의 내용은 "좋은 책으로 보답하겠다"라는 말이었고 이 말에 많은 여운이 남게 되었다. 선생님은 올 연말에 제2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으며 대기 순번 1순위가 "나"라는 것을 알고 계신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흔히 먹는 음식의 말을 주고받곤 한다. 필자 또한 어느 대상의 보답으로 그 말을 주로 듣는 편이다. 그러나 어떤 맛 좋은 음식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마음의 양식이다. 음식은 먹고 나면 사라지지만 영혼의 양식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먹지 않아도 배부르기 때문이다. 


좋은 책과 좋은 글 이란읽고 나면 내 마음이 만져지고 울림이 되어 무언가에도 도움이 되는 유익한 것이 아닐까. 독자들의 마음을 만지며 독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책. 그런 좋은 책으로 보답한다는 선생님의 말이 다른 그 무엇 보다도 듣기 좋은 말이었다.


시인의 가슴을 물들인 만남 2013. 저자 고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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