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으로
오래전에 출간된 『시인의 가슴을 물들인 만남(저자. 고광석)』은 시대를 흘러간 시인들을 몇 명 선정해 그들의 삶에 대한 내용을 엮어 놓은 책으로 청소년 추천 도서 27권 중 한 권에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당시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선생님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시를 재미있게 가르칠까를 고민하다, 시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흥미진진해하며 시의 내용도 더 쉽게 접근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자료를 찾게 되었고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필자는 오래전 삶이 감동적인 시와 같은 이 책을 접하던 계기가 있었다. 당시 아버님의 병완을 모두 끝내고 책을 읽게 되었는데 차후 감상평을 써서 저자에게 보냈다. 답장이 오고 가기를 몇 차례 이어지다, 좋은 정보와 글은 꼭 챙겨서 보내줄 정도로 지금은 선생님과 오랜 기간 좋은 인연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런 선생님이 며칠 전 어머님상을 당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 당시 나를 위로하신 것처럼 봉투와 함께 마음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드렸다. 그리고 엊그제 어머님상을 치르고 돌아온 선생님의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의 내용은 "좋은 책으로 보답하겠다"라는 말이었고 이 말에 많은 여운이 남게 되었다. 선생님은 올 연말에 제2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으며 대기 순번 1순위가 "나"라는 것을 알고 계신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흔히 먹는 음식의 말을 주고받곤 한다. 필자 또한 어느 대상의 보답으로 그 말을 주로 듣는 편이다. 그러나 어떤 맛 좋은 음식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마음의 양식이다. 음식은 먹고 나면 사라지지만 영혼의 양식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먹지 않아도 배부르기 때문이다.
좋은 책과 좋은 글 이란, 읽고 나면 내 마음이 만져지고 울림이 되어 무언가에도 도움이 되는 유익한 것이 아닐까. 독자들의 마음을 만지며 독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책. 그런 좋은 책으로 보답한다는 선생님의 말이 다른 그 무엇 보다도 듣기 좋은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