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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Sep 19. 2023

별 진다는 것

밤늦은 시간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기다리다 원로 배우 변희봉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들었다. 오래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다시 재발해 투병 끝에 별세했다는 소식이다. 나의 아버님도 이와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췌장암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사람 목숨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잡고 있다가 후에야 그 생명을 놓는지를. 별이 졌다고들 말한다. 우리 곁에 별이 진다는 것은 그 별이 지지 않고 내 가슴 한편에 머물리 영원히 빛나는 일일 것이다. 어느 때라도 보고 싶고 그리울 때 그 가슴 한 편의 문을 열고 들어가 꺼내서 볼 수 있는 그 별. 그가 열연했던 작품들이 생각난다. 생전 활동하며 다수의 작품들을 남겼다. 그중 내가 본 기억의 영화는 살인의 추억과 괴물이 가장 생각난다. 이제는 고인의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이별은 두렵고 아픈 일이다. 내가 놓아주어야 할 때가 있으며 원치 않게 보내야 할 때가 있고 뜻하지 않은 이별이 우리 가운데 다가올 때도 있다. 아픔이 더 아픔을 감당할 수 없을 때에 그 아픔은 놓아지고 남겨진 자는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 따른다. 살며 많은 이별을 겪는다. 세상에 사랑은 있으되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들이 더 아프게 하고 말은 있으되 절제 하지 못하여 극단의 선택을 낳는 이별들이 점점 위로받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에 있다. 우리는 돌아 설 때 서로의 좋지 않은 뒷모습을 보지 말 것이며 그것을 보되 상대의 아픔이 남아 있지 않게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생전 삶의 꽃을 못 다 피우고 간 교단의 당신께도 많은 활동으로 작품을 남겨 주신 고인께도 살다 가느라 수고하시고 고생하셨습니다. 시대와 나의 별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곳에서는 부디 더 아픔이 없기를 바라며 편히 머물러 쉬세요.  


자료:김동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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