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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Nov 17. 2023

수능을 마치고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1) 어제,

 새벽 일찍 일어나 아이의 도시락을 준비했다. 긴장이 연속이던 날들 이었다.  11월 들어 마음은 더욱 그러했다. 아이의 건강 관리에 감기라도 걸릴까 조바심이 가끔은 바늘처럼 따갑던 날도 있었다. 시험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도시락 반찬의 고민도 지나왔다. 아이를 시험장으로 들여 보내고 돌아와 종일 고생할 아이의 시간에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덕분에 아이는 수능 시험을 무사히 마쳤고 수능생 엄마로 지내오던 내 시간들은 어제가 마지막이 되었다. 

2) 걷다 보면, 

삶의 길이 때론 멈추지 않을 것 같던 날들이 있다. 지난 후에야 시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어진 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를 위한 부모의 자리에서 잘 지나온 지난 시간에 감사하다. 19년 아이와 함께 엄마로 성장해 오며 걱정의 길을 걷기도 하고 때론 고민의 길을 걷기도 했다. 앞으로도 아이를 위해 더 많은 길을 걸어가야 할 것 같다. 부모라는 이름이 아이의 앞날에 흔들리는 기둥이 되지 않으려 지금처럼의 마음이기를 바란다. 

3) 도시락 반찬이,

맛있었다며 "어머니 고생 많으셨어요" 라고 나를 위로해 준 아이의 말에 그간의 긴장이 눕던 어젯밤이었다. 버티며 잘 견뎌 주고 잘 따라와 준 아이에게 고맙고 너무 감사하다.  가장 넓은 길 하나 마음속에 품고 걸어갈 아이의 앞날을 응원하고 사랑한다.



살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


눈에 덮였다고

길이 없어진 것이 아니요

어둠에 묻혔다고

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빗자루를 들고

묵묵히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양광모. 가장 넓은 길 「전문」 

2024학년도 수능(11.16) 필적 확인 문구에 적용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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