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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Dec 19. 2023

관계의 언어

문요한. 2023


타인과의 관계가 막히지 않고 잘 흐르게 하려면 어느 정도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 동일한 생각과 마음이 아니어도 나를 낮추는 배려 에는 상대와 친밀한 관계로 나아가는 데 있다.  마음 읽어 주고 헤아려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분에 있다. 부족한 공간에 무언가 채워져 수평을 이루는 일과도 같은 일이다. 선을 그어 자기만의 중심선에 있는 것은 혼자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자신 외에 누구도 보지 못하는 세상에 있다.  


모르던 누군가와 첫 인연이 시작되고 어느 정도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는 깨지지 않도록 살얼음판을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는 시점이다.  조심은 나와 상대를 허물지 않게 하며 관계의 흐름을 막지 않는다. 때로 틀어지는 관계에  "우리 관계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가끔은 오해를 부르기도 하며 빗나가는 화살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상대와 맞지 않아도 헤아려 마음 읽어주고 나를 낮추는 것은 어긋나지 않은 길을 걷는 것 과도 같은 일이다. 적막 가운데 바람 가끔은 고요히 일렁이며 움츠러든 풀섶을 건드린다. 날아가던 새 한 마리 무심코 불던 바람에 주저 않아 날개 없는 새가 되고 만다.  날지 못하도록 새의 날개를 꺾는 일은 나를 꺾어 내리는 일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언어로 이루어지며 그 가운데 판단의 언어와 헤아림의 언어가 있다. 판단의 언어는 마음을 읽는 것이며 헤아림의 언어는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다. 상대를 읽고 헤아린다는 것은 곧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주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관계는 언어이며 언어는 곧 관계의 흐름을 유지하는데 있다.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들이 가려지는 연말이다.  그간 필요하지 않은 글들과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이 쏟아져 지나온 길 위에 얼마나 많이 포장되어 있나. 잘 포장된 것과 그러지 못한 각기 서로 다른 소리를 듣는다. 타인의 기억에서 돌려놓을 수 없는 글들이 고정되어 있고, 쏟아진 말들이 다시는 담아낼 수 없는 후회에 남아 있다.

 

입고 싶어 샀던 옷들이 손도 가지 않은 채 수북이 쓸모없이 버려진다. 신발장 안에 가득한 신발 사이즈에 가끔은 불편하게 발을 들여놓을 때가 있다.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들을 분리한다. 분리 수거함에 서로 다른 성질들이 담겨져 있다. 쓸모 있는 것들을 가지런히 놓아야겠다는 결심은 늘 연말에 찾아 온다. 영원할 것 같던 시작의 인연이 서로 다른 길 위에서 등을 마주 한다. 동일한 곳에서 생각과 마음이 갈라질 때 나침반의 방향은 둘로 나누어진다.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여 너를 헤아려야겠다.


<관계의 언어>를 읽고.


문요한 신간. <관계의 언어>


사진자료: 미술관. 마이 아트 뮤지엄( 나의 아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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