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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Apr 10. 2023

아이의 등 뒤에서

어제 같던 시간들

자료출처, 제공:김주명 작가님/방화대교


아이의 아침이 좀 유난스러웠다. 등굣길을 분주하게 움직 이더니 학교 교복과 쇼핑백을 거실 소파 위로 올려놓으며  "어머니 이 교복 좀 넣어야 돼요"라고 말을 한다. 듣자니 이건 분명 나에게 자기 바쁘니 좀 도와 달라는 말 이거나 어리광 좀 부리겠다는 거였다. 며칠 전 아이가 졸업 앨범을 찍는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아이는 시범 운영 학교의 자율 덕분에 사복을 즐겨 입느라 교복을 입을 시간이 거의 없었다. 


졸업 앨범을 찍으려면 그 이미지가 있어야 되는 이유였기에 교복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비롯해 차려입으려면 몇 가지는 덧입어야 하는 교복을 정성스레 쇼핑백에 담아 주었다. 어느 때와 같이 아이에게 사랑을 토닥이며 학교 배웅을 했다. 이제는 아기적 냄새는 하나도 없고 얼마 전엔 성인이 되기 위한 주민증까지 발급받았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아이의 뒷모습에서 어제 같던 시간들이 묻어 들어왔다. 202304101859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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