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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Apr 16. 2023

바라보다, 지그시

그리고 그해,오늘

출처:KBS 2 TV 불후의 명곡

1) 가수 정미애(feat 불후의 명곡)

우리 부부는 KBS 2 TV에서 방영하는 주말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즐겨본다. 각자의 시간에 있다가도 이 프로그램 앞에서는 서로 나란히 소파에 앉아 분위기를 잡고 제대로 감동하는 편이다. 불후의 명곡은 때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명가수들이 나와서 경연을 펼치는데, 어제는 가수 김연자의 '봄꽃열차'라는 제목을 가지고 스페셜 무대를 꾸몄다. 그리고 이 무대에 가수 정미애 씨가 설암 극복 2년 3개월 만에 무대에 다시 올랐다. 


가수 정미애는 아이를 넷 낳은 다둥이 엄마다. 그녀의 설암 소식은 방송을 통해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어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아픔을 다시 한번 만져보게 되었다. 그녀는, 당시 넷째 아이 출산 후 설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8시간이 걸리는 긴 수술을 통해 혀를 1/3 잘라냈다고 한다."당시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하늘이 무너졌으며 가수라는 이름을 포기까지 했었다"라고 전했다. 


 말을 듣던 가수 김연자 씨는 눈물을 보이며 "암 극복 후 다시 무대에 선 그녀가 대단하다며 존경스럽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보답하는 의미로 여러 번의 무대를 주고받으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당시 그녀가 인생이라는 그 길 위에서, 아이들 앞에서, 남편 앞에서, 그리고 오늘이라는 시간들 앞에서 얼마나 어둡고 막막했을까. 자식의 아픔도 부모가 대신할 수 없듯, 그녀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당시 처했을 그녀의 감정을 비춰 보게 되었다. 


그녀가 긴 고통의 시간을 뚫고 지나온 것처럼, 지금 걷는 가수의 길도 지속적으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이 영원히 깃들길 바라며, 그의 무대와 엄마라는 이름도 응원하는 바이다. 




페친. 모 신부님께서


2) 그해, 우리의 아이들

그해 1월 암투병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님의 아픔을 견디며 살았다. 암투병의 보호자는 겪어보니 환자가 생을 마감하는 그 시간까지 고스란히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들이라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몇 년이 지나도 그 아픔의 감정들은 여전히 지금도 내 안에 살아 있어서 가끔 울컥 거리며 나의 심호흡과 심장을 건드린다. 


그리고 그해 4월 세월호라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것이 바로 그해 오늘이 되었다. 당시 나의 아들은 초등학생이었고 그 아이는 올해 수능생이 되었다. 내 새끼 같은 그때 그 아이들 그리고 그의 부모들 심정이 떠올려진다. 내가 상대의 아픔으로 인한 감정은 될 수는 있겠으나, 아무리 아파한다고 해도 내가 그들의 진정한 눈물이 될 수 없고 아픔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아버님으로 인해 아팠던 감정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기사를 볼 때마다, 뉴스를 볼 때마다, 그에 관련된 소식을 접할 때마다 고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며칠째 되는 날에는 차마 이에 관련된 소식을 더는 볼 수가 없었다. 내 감정과 그들의 아픔을 상상하니 상당히 괴로웠기 때문이다. 세상의 나고 자란 생명들은 아프며 자란다고 누가 말했던가. 자식을 잃고 가족과 이별의 슬픔을 겪는 아픔보다 더 한 것이 있을까. 


오늘 그들의 눈물만큼은 될 수 없고 또 그들의 아픔만큼은 비록 될 수는 없겠으나, 마음 잠시 그들을 떠 올려 본다. 그해 오늘 또 그 부모들은 얼마나 아이들을 그리워 하고, 품고 싶을 것이며,얼마나 만지고 싶어 할까.


미세먼지처럼 이 혼탁한 세상과 사회, 이 땅의 아픔들은 없어져야 할 것이며 부디 그들의 아픔과 슬픔도 잠잠해 지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 202304160914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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