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려원 Apr 21. 2023

가끔

때론 그렇거나 아니거나


원고를 쓰다가 가끔 글이 나오지 않을 때는 집안 청소를 더 하고 정리를 하거나 산책을 나간다. 덧부치자면 이럴 땐 원고에서 손을 떼고 책을 읽거나, 책 속 문장을 자판기로 두드리거나, 어느 문학카페에 들어가 글을 읽고 댓글을 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내면에서 글은 자연스레 올라와 이때를 다시 이용한다. 이것이 내가 원고가 되지 않을 때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그다음 이어폰을 끼고 걷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을 보고, 꽃들을 보고, 바람을 살갗에 부딪쳐 보고 하늘을 바라보며 자연과 마주한다. 걷다 보면 무엇인가 뒤따라 오고 마음을 들추다 보면 또 내게 무언가 찾아오게 된다. 우리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말없어도 자연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것은 상상의 그 이상이다.


어제는 에어컨과 선풍기 청소를 해놓고 컴퓨터에서 눈을 떼 잠시 공원으로 나갔다. 요즘은 봄꽃이 한참일 때라 눈에 들여놓기 정말 좋은 때다. 이 시간도 머지않아 곧 더위와 마주해야 할 시간들이다. 이어폰을 꽂고 자연과 마주 할 때는 없던 생각도 찾아와 무엇인가를 꼭 해야 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헝클어진 마음들이 정리되고 마음 깊숙이 무엇인가 들여놓기도 한다. 이렇듯 자연은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때론 자기 마음에 찌꺼기 같이 끼인 마음들이 있을 것이다. 일상의 잘못 들여진 습관도 곪아지게 되면 병이 되듯 이러한 마음들은 털어 내지 않거나 잘 정화되지 않으면 혼탁한 마음을 순화시키기 어렵다. 자신의 마음은 어느 누구의  보탬이 되어도 스스로가 터득하거나 만지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게 된다. 이 마음들은 스스로가 길러 내는 것이며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그 무엇인가가 잘 되지 않을 때는 잠시 눈길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중의 하나다. 우리는 오늘도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노력하려는 마음에는 분명 무엇인가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오늘도 스스로를 가꾸며 이뤄낼 것이다. 202304210726 A






매거진의 이전글 바라보다, 지그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