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by 려원

간밤에 어느 글을 훑어 내리다가 고된 한 문장을 만났다. 위로의 말을 놓고 싶었으나 차마 그러진 못하고 아래의 시를 한편 놓아본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걷다가 보면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고, 그것을 뛰어넘어야 하거나, 또는 부딪쳐야 하거나, 돌아서 가야 하는 여러 상황일 수 있다.


걷다 보면 이런 길 저런 길 만날 수 있게 되니 그 길은 잘 선택해서 걸어가면 되는 것이고, 그 길 위에서 넘어지게면 다시 일어나 앞을 보고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고 사는 것이다.


아래의 시는 오래전 어느 글을 읽다가 감동을 받고 그 책의 저자에게 한통의 메일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가 내게 짤막한 편지와 함께 아래의 시를 보내 주었다. 그 인연으로 나는 지금도 그 저자와 소통을 주고받는다.


이 시는 많이들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한번 더 놓아 본다. "그래도"라는 말은 우리가 서로의 대화 흔히 사용되는 말로, 대화 내용을 받아 들일만 하지만 그럴 수 없거나 또는 그렇지 않음을 나타낼 때에 이 문장이 주어지게 된다.


오늘 이 한 편의 글이 어느 누군가에 읽히고 그 삶의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고단하지 않은 건강한 오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나도 어느 때 인가 위안을 받았듯 그렇게 어느 누군가에게도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by 려원

2016-02-11 08.58.30.jpg 대천항. 가족 여행 중 배를 타고 가며...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밋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과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전문 」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진달래꽃 저문 자리 모란이 시작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