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말이 되냐?>

by 포니아빠

‘아바타:불과 재’가 개봉했다. 최첨단 시스템인 돌비 비젼+애트모스로 개봉 첫날 관람했는데, 세시간이 넘도록 시각과 청각을 유린당한 느낌이다. 두 사람 몫의 관람료 36,000원과 팝콘, 음료수 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훌륭한 경험이었다. 누군가는 그러던데, 개연성이 어쩌고, 메시지가 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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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시리즈의 마석도는 말이 안 되는 캐릭터다. 아무리 쌈을 잘해도 마체테나 도끼를 든 상대를, 심지어 다수를 제압하는 건 어려운 일인데, 너무 손쉽게 해낸다. 가끔 애를 먹긴 하지만 결국 그가 이길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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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너무 리얼해서 졸음이 쏟아졌다. 개인 차원에서 ‘잠 오브 인터레스트’라고 명명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벽 하나를 사이에 둔 독일군 장교 집의 일상이라니, 장벽 너머에서는 사람이 죽어나가고 비명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데도, 이 집구석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영위한다. 농담 같지만 실화 기반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현실에서는 버젓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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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계속되고, 논리가 결여된 선택을 반복하는 인간들이 득시글한 게 현실이니까. 심지어, 나는 항상 말이 되는 행동을 하고 있나? 오히려 ‘야이 씨~ 저게 말이 되냐?’ 싶은 게 더 리얼한 것 아닌지. 모든 게 말이 되고, 납득이 가는 이야기가 오히려 더 영화 같아서, 그게 좋은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영화를 볼 때 너무 리얼리티나 개연성을 따지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 흥미진진하거나, 시각적으로 훌륭하거나, 음악이 좋거나, 생각할 거리를 주거나. 그거면 충분한 것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