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총량설>

울일도, 화낼 일도 있는 법이지요.

by 포니아빠

2018년 H.O.T 와 젝스키스가 ‘무한도전 토토가’를 통해 재결합하는 과정을 본 나는 눈물을 펑펑 쏟았었다. 비슷한 시기, 소지섭과 손예진이 나오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고는 곧바로 원작을 찾아보고 비슷하게 눈물을 쏟았었다. 그냥 훌쩍거린 정도가 아니라 아주 ‘꺼이꺼이’ 울었다. 그게 그렇게까지 울일인가? 스스로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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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갓집에 가면 가끔 진이 빠진다. 처갓집 식구들은 말투와 표현이 투박하다. 그냥 평범한 대화도 화를 내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런 게 있는데, 딱 한 단계만 넘어가면 말싸움이 벌어진다. 장모님, 처제, 급기야 며칠 전에는 천사 같은 아내가 장모님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장인어른은 그런 상황이 되면 말씀이 없어지시는데, 가끔 한쪽이 선을 넘는다 싶으시면 같이 화를 내시지만 전혀 진화는 되지 않는다. 아마 긴 세월, 인이 배기신 거 아닐까.


그렇게 화를 내다가도 자고 일어나면 아무렇지 않게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벙 찌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가? 싶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화를 풀어내는 처갓집 식구들만의 방식이라 생각하고 있다. 나에겐 누구보다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들이지만, 누구에게나 화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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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의 감정에도 총량이 있다고 믿는다. 마치 데이터처럼. 화, 기쁨, 슬픔 등등이 마음속에 일정량이 쌓여있고 한계치까지 다다르면 특정 트리거에 의해 폭발한다는 것. 물론 그런 감정들을 어떤 행위로 녹여낼 수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라 불리는 것들. 그 생각이 들고 나서는 내가 감정을 표출하는 행위를 일일이 의식하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뭔가 응어리를 녹여내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 건 솔직함이 아닐까. 화가 나면 난다고,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잘못했으면 했다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어른이니까, 어른답게. 솔직하게 풀면서, 표현하면서 살자. 물론 아무렇게나 감정을 표출하면 안 되니, 때로는 참아야 할 때가 반드시 있다. 그럴 땐 쌓아놓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풀어내도록 하자.


어떻게 푸냐고? 각자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맛난 음식을 잔뜩 먹던, 코노를 가서 소리를 지르건. 그 참아야 했던 상황을 반드시 곱씹으면서 풀어내도록 하자. 마음속 감정의 총량을 항상 생각하자.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지 않게 잘 컨트롤하는, 그야말로 어른이 되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