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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택의 기술 이은영 Sep 10. 2016

멘탈 글램,
취약성의 해독제

자신이 만든 실망감 안에 사는 사람들

사랑은 자라는 게 아니에요
한 순간 소름처럼 돋는 거지
-연극 <김종욱 찾기> 중

극 중 여자 주인공 정서희는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는 몽상가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연애를 아예 그 시작을 해 보지도 못했다. 그녀는 20대 대학생 시절 운명적 인연을 기대하며 인도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비행기 옆자리에서 꿈에 그리던 운명적 남자를 만났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매번 이러더라. 정작 현실의 옆자리는 언제나 아주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인 것이 함정.)


마침 다음 목적지도 갈아탈 비행기도 같았기에 남자는 목적지까지 같이 갈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운명 주의자 서희는 여운을 남기며 거절한다.


어차피 만날 인연은 또 만나게 되겠죠
혼자 나선 여행이니 혼자 해 볼게요



서희는 그 남자가 자신이 찾던 운명이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연히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지금 헤어지기로 한 것이다. 운명처럼 우연히 다시 만나야지만 그토록 꿈에 그리던 운명의 사랑 시험에 통과하는 것이다.


딱 한 번만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이라 그녀는 수줍게 소원하면서도)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지
(그를 다시 못 볼 두려움에 통곡한다)
-서희의 대사


이런 비현실적인 사랑 몽상가 그녀는 그를 다시 만났을까? 인도에 도착한 그녀는 사막에서 발목을 다치고 그곳에서 다시 그와 재회한다. 3일은 꼼짝없이 숙소에 혼자 머물러야 하는 그녀를 위해 남자는 또 제안한다.


외국인이 많이 없는 기간이라 많이 심심할 거예요
다리가 다 나으려면 적어도 3일은 걸린 텐데 
괜찮으시면 제가 같이 있어 드릴까요?
-남자의 대사


서희는 그렇게 딱 한 번만 다시 그를 만날 것을 소원했으면서도 또다시 거절한다. 우연히 한 번 더 만날 것을 소원하며 말이다. 이쯤에서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서희야,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니? 

그토록 원한 기회였으면서 스스로 그것을 밀어낸다. 그것도 몇 번이나.


서희는 그렇게 떠나보낸 그를 그리워하고 그는 다시 서희에게로 돌아온다.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서희의 여행이 끝난 뒤 한국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남자는 재회를 위해 아끼는 일기장과 자신의 이름 ‘김종욱’이 쓰인 신분증을 건넨다. 하지만 끝까지 서희는 자신의 이름조차 남자에게 가르쳐 주지 않고 기차에 오른다.


서희는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처음에 사랑했던 마음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식어가겠지.
그렇게 사랑은 원래 그런 거야 하며 자신을 속이고 살아가겠지.



그래서 그녀는 운명을 영원히 운명으로 남기기로 한다. 


그녀는 남자와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만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다시 남자를 만나지 않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느낀 운명이 변하는 게 싫어서 자신의 지금 이 행복한 기분이 깨어질까 두려워하며 말이다.


야, 정서희 너 정말 바보 같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 가장 취약해지곤 한다. 불안, 수치심, 취약성 등 현대인이 겪는 고통의 뿌리를 연구하는 심리 전문가 브레네 브라운(Brene Brown)은 연구 참가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이 가장 취약하다고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그들의 답은 다음과 같았고 브레네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것들이었다.


아이들이 잠든 모습을 지켜보며 서 있을 때
내가 남편/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로 표현할 때
내가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 때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쏙 들 때
부모님과 시간을 보낼 때
부모님이 내 아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
남자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
약혼했을 때
항암치료가 끝나고 회복기에 들어설 때
임신했을 때 
승진했을 때
행복할 때 
사랑에 빠졌을 때


세계적 명성을 지닌 심리전문가인 브레네 조차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왜 가장 행복한 순간에 언젠가 다가올 불행을 예상하며 취약해지는 것일까? 그녀가 찾은 답은 취약성과 기쁨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즉 가장 행복한 순간에 앞으로 취약해질까 봐 선수를 치는 것이다.


무방비상태에서 당하는 것이 싫어서 문자 그대로 
불행해지는 연습을 하거나 자신이 만든 실망감 안에만 머무른다
-브레네 브라운


이것은 극 중 서희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어쩌면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지 않을까? 언젠가 다가올 불행을 늘 예상하며 걱정하며 사니 말이다. 그 걱정은 일어나지도 그리고 일어날 예고편을 보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연극 <김종욱 찾기>의 여자 주인공 서희는 평생 바라왔던 운명적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기다려온 그 긴 시간만큼이나 서희는 극심하게 취약해졌다. 무방비상태에서 변하는 사랑의 모습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이별을 당하는 것이 싫어서 말이다. 가장 소망하고 행복한 순간에 언젠가 다가올 불행을 예상하며 극도로 취약해진 것이다. 결국 서희는 일부러 한국 가는 비행 편을 3일 뒤로 미루고 남자와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저버렸다.



9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서희는 노처녀 기자가 되었고 여전히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마음에 들어올 틈을 내주지 않는다. 가부장적 군인 서희의 아빠는 이런 딸을 내버려두지 않고 구혼 광고를 내기에 이른다. 궁지에 몰린 서희는 자신이 남자를 만나지 못하는 이유를 첫사랑을 잊지 못해서라고 말한다.


그렇게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의 첫 프로젝트 그녀의 첫사랑 김종욱 찾기 여정이 시작된다. 이 회사의 대표 남자 주인공 승환은 좌충우돌 그녀의 첫사랑을 찾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결국 첫사랑 김종욱을 찾는 데 성공하지만 서희는 김종욱이 아닌 승환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처음으로 그녀 마음속에 자신 아닌 다른 사람을 담은 것이다. 

고마워요.
이렇게 엉망인 날 이해해줘서
-서희의 대사


브레네는 자신의 통계에 따르면 ‘감사'는 ‘기쁨 차단하기’의 해독제라고 했다. 사람은 대부분 행복한 순간에 취약성에 빠지고 그 기쁨과 늘 함께 다니는 취약성의 전율을 ‘감사하라’는 초대장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감사가 취약성의 해독제였다.


사람들은 자신이 마주한 그 행복이 앞으로 변할까 봐 그래서 내가 느끼는 이 행복한 기분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까 봐 또 그 기쁨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고 또 걱정한다. 


서희는 자신의 첫사랑 김종욱을 찾기 위해 극도로 취약한 자신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승환에게 먼저 다가가 키스한다. 여전히 걱정하고 두렵지만 이제 서희는 ‘감사'라는 취약성의 해독제로 사랑을 받아들인다.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뭔가 이대로는 안돼 충분하지 않아라는 걱정으로 사랑과 행복을 미리 차단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당신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아주 오랫동안
원래 그랬었다


첫사랑 종욱에게도 현재의 연인 승환에게도 서희는 그 자체로 충분한 존재였다. 9년 전 과거에도 그랬고,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달라진 것은 서희가 자신 스스로 '나는 이미 충분하다' '지금 느끼는 사랑의 기분 이 상태로 이미 충분하다'라고 마음 깊이 감사하고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우리는 어리석었던 극 중 여주인공 서희의 모습처럼 살고 있지는 않은 걸까?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면서 말이다. 


기억하자. 취약성의 해독제는 ‘감사’이다. 


매력 그 이상의 글램은 외형적 글램 요소 6가지와 내면적 글램 요소 4가지를 그 구성요소로 가진다. 멘탈 글램의 4가지 요소는 명상, 학습, 감사, 나눔이다. 취약성의 해독제 감사를 중요한 한 축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글램(GLAM) = 외형적 글램(Physical Glam) + 내면적 글램(Mental Glam)


글램은 취약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글램도 취약하고 두렵고 걱정하기 마련이다. 다만 취약하나 두려움에 완전히 압도되지 않도록 그 감정에 씌지 않도록 꾸준히 멘틀 글램의 요소를 매일매일 훈련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명상, 학습, 감사, 나눔.

기억하자. 글램은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외모 그 이상의 아름다움은 내면의 아름다움이기에.


글램 이은영 (우리 같이 소통하고 연결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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