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야지 내가 살지 않을까.

- 라라 소소 120

by Chiara 라라

기지개를 켜는 정도의 강도로 매일 스트레칭하고 있다. 팔도 피고 다리도 피고 허리도 피고 쭉쭉 늘려야만 몸이 제 기능을 시작할 수 있어서 아침에 눈을 뜨면 그렇게 한다. 겨울을 지나며 통증의 강도는 강해지고 빈도수도 늘었다. 이제는 기본 스트레칭으로는 견딜 수 없는 몸이 되었나 보다.


수요일

다리 통증을 줄여보고자 골반 교정 스트레칭을 했다. 완전히 굳어 있어서 깜짝 놀라 잠이 다 달아났다. 너무 아팠다.


목요일

고관절을 제대로 풀어주기 위해서 영상을 보며 스트레칭을 했다. 영상이 너무 많아서 하나씩 해 보느라 시간이 다 지나갔다. 어제보다 더 아팠다.


금요일

트레이너가 고관절 스트레칭을 함께 하는 마음에 드는 영상을 발견했다. 동작을 알려주고 열 번 하라고 하면 잘 안 하지만 이렇게 십까지 세어 주면서 함께 하면 하게 된다. 동작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아픈 게 당연하겠지. 아프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토요일

고관절은 조금 풀린 느낌인데 슬관절로 통증이 내려왔다. 슬관절 영상도 찾아봤다. 트레이너 영상을 기반으로 다른 걸 추가로 하고 있다. 은근히 재미있다. 힘들면 횟수를 줄여서 하고 있는데 하다 보면 늘지 않을까 애써 위안해 본다.


일요일

잠을 거의 못 자서 인지 며칠간 관절 푸는 운동을 해서 인지 동작을 제대로 못 해서인지 고관절도 슬관절도 너무 아프다. 그렇게 하루 종일 걷고 또 걸었더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열심히 따라 했다.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서 샤워하고 벌벌 떨었다. 효과가 있는 게 맞을까.


월요일

모든 통증과 유혹을 물리치고 어기적거리며 하나씩 따라 했다. 불을 끄고 좁은 방에서 했더니 낮은 책장 위에 놓았던 플라스틱 화병을 발로 건드리고 말았다. 물이 줄줄 흘렀고 책에 물이 뚝뚝 떨어졌고 책장과 책과 바닥이 엉망징창이 되었다. 물을 닦고 책을 정리하고 다른 것들을 치우면서 너무 짜증이 났다. 풀린 관절이 다시 딱딱해져서 아프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마음을 가다듬으며 찜질을 했다.


화요일

방바닥에 온통 책이 널려있다. 물이 묻은 책들이라 한숨이 나온다. 집이 좁으면 운동도 맘대로 할 수가 없다. 운동하는 영상 속에는 아담한 공간이 많은데 아담해 보이는 것뿐이다. 누우려면 그만큼의 공간이 필요하고, 누워서 팔과 다리를 늘리고 움직이려면 그보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관절을 풀어줬다. 일단 해야지 내가 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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