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괜찮은 것 맞아?
딸이자 아내이자 엄마이자 직장인입니다.
주어진 역할이 많지만, 그 속에 진짜 나는 없습니다.
원래 없었던 건지, 잃어버린 건지
찾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없어서요.
아침마다 뻐근한 마음으로 출근을 준비합니다.
만원 지하철에 몸을 맡기고, 아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봅니다.
생각하면 괴로움이 증폭되니까요.
직장일은 고되고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어떤 기계의 부속품인 것처럼 구르고 또 구르다 보면
자존심이 상할 때가 많지만, 참아내야만 합니다.
참아내면 아들이 좋아하는 딸기를 마음껏 사줄 수 있고, 포켓몬카드를 낱장이 아닌 통으로 사줄 수도 있습니다. 남편 생일 때 꽤 근사한 옷을 선물할 수도 있고, 연로한 부모님께 용돈도 마음 편히 드릴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게 있더라.
참아내야 할 이유를 많이 만들어낼수록 좋습니다.
든든하게 이유가 채워지면 버티기 쉬워지니까요.
가끔 마음에 스윽하고 스산한 바람이 스칠 때가 있습니다. 슬퍼지려 하기 전에 얼른 해야 할 일을 찾습니다.
그럭저럭 저는 이만하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슬픔에 부서지지 않고 오늘도 견뎌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