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일지 6. 원래의 나로 돌아오기 위한 주문
나는 욕구가 없어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가고 싶은 곳도 없어요. 갖고 싶은 것도 없어요. 배가 고프니 배를 채울 만큼 충분히 먹지만, 먹고 싶은 것이 뭔지 무엇을 먹고 싶은 건지 그런 걸 잘 생각해 내기가 어려워요.
(상담사) 당신은 끊임없이 해야 하는 의무들 속에서만 살고 있고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못하고 계속 눌리면서 살아왔던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셔야 해요.
지금 직장은 어떻게 선택하신 거지요?
(나) 첫 직장은 매우 혁신적이고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회사였어요. 지금도 아주 잘나가는 기업이죠. 그때는 더 초창기라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 사람들은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서 몸값을 올려 이직하려는 생각들을 많이들 하더라고요. 저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했어요.
엄마는 딸 셋을 키우시면서 늘 여자도 평생 일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엄마는 언니들과 제가 교사나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이야기했었죠. 저는 너무 싫었어요. 교사도 공무원도.
창의적이고 재미있고, 문화적 요소가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정작 그런 회사를 들어가서는 성과를 계속 내다가 언젠가는 그만두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어요.
저는 일하다가 중년이 되어 퇴사해야 하는 회사에 다니고 싶지 않았어요.
결국 엄마가 원하던대로 안정적이고 정년까지 일하는 게 보장이 되는 회사 중 그나마 창의적일 것 같은, 좀 덜 공공적인 회사를 선택한 거에요.
상담사) 실제로 그런 회사인가요?
나) 유명한 공기업들보다는 좀 더 창의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매우 관료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가진 회사에요. 처음 회사에 들어와서는 전 직장과 확연히 다르게 너무 수직적이고 경직된 문화에 놀랐었죠.
상담사) 잘 모르셨던 것이네요. 그런데도 계속 다니셨어요?
나) 네 20년을 넘게 다녔어요. 답답한 조직문화라고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평생 일할 수 있는 회사라는 안정감이 느껴져서 마음이 편하기도 했어요. 엄마가 만족하는 회사였고 공익을 추구하는 회사라 나중에 제가 아이를 낳아도 아마 아이 앞에 부끄럽지 않을 회사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상담사) 본인은 답답함을 느꼈지만 가족이나 지인들이 만족할 회사였다고 느끼신건가요. 그런 회사를 참 오래도 다니셨네요.
나) 저랑 친한 중학교 친구가 저를 "꾸역꾸역"의 대명사라고 불러요
상담사) 참 일관된 캐릭터시네요
(나) 그렇게 다니던 회사인데 이제와서 이렇게 상처를 받고 떠나지도 못하고 어쩌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네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며칠 휴가를 냈었는데 다시 회사로 출근 것이 너무 끔찍해요.
(상담사) 일단 생각하실 건, "힘들면 stop"
처음엔 내가 힘든 상황이구나 깨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다음에 무엇이 힘들게 하는 지까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힘들면 일단 멈추는 법을 배우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늘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왜 안 되는 지를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하고 싶다'에서도 거기에서 일단 stop 하세요.
안 되는 이유로 넘어가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습관을 끊어내세요.
'내가 이것이 하고 싶구나','이것을 좋아하는구나' 까지만 생각해도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왜 안 되는지 이유 찾기 금지입니다.
'나는 이래서 이걸 하면 안 돼. 이걸 해야 해'라는 생각 안 해도 돼요.
(나) 네. '힘들면 stop, 하고 싶다에서 stop'
나는 이게 좋아 나는 저건 싫어 표현하도록 노력할게요.
그런데 회사에 가서 억울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해명하기가 힘들어요.
너무 억울한데, 내 입장만 이야기하면 변명처럼 들릴 것 같아요.
나) 그래도 내가 요구하고 변명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상담사) 자꾸 밖에서 나를 보지 말고(남의 시선에서 나를 보려고 하지 말고) 내 내면을 스스로 들여다봐야 해요. 자꾸 남의 시선에서 나를 생각하느라 내가 너무 작아요
그리고 변명도 필요해요. 필요한 상황에서 나를 변호해야지요
나) 너무 나만 생각하는 게 좀...
나 원래 이런 사람이야 하고 살아야 해요
이젠 그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들로 채워서 원래 본연의 당신 사이즈로 돌아가세요
당신은 원래 그만큼 큰 사람이에요. 지금의 사이즈가 아니에요
당신을 채워야 당신도 남들과 대응할 때 작은 나가 아니라 남들과 동등한 사이즈의 또는 더 큰 사이즈의 나로 살아갈 수 있어요.
나 이런 사람이야! 나 원래 큰 사람이야. 남들이 이 생각을 어떻게 볼까 생각하지 말고 본인에게 말하세요. "나 이런 사람이야"
Self-boundary, true self vs false self, persona vs self, psychological boundaries, emotional enmeshment, self-differentiation, Winnicott's self theory, Jungian psychology
그림에서 보이듯, 자아의 본래 크기와 그 주변에 형성된 ‘과도하게 확장된 자아’는 자기 경계가 약화되거나 흐려졌을 때 발생하는 현상을 묘사
**경계(boundary)**는 개인과 타인을 구분 짓는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 한계선을 의미합니다.
경계가 약한 사람은 타인의 기대, 감정, 요구에 지나치게 반응하며 자신의 필요는 억압하게 됩니다.
이 그림은 자기 경계가 무너졌을 때의 모습을 표현하고, ‘Stop’은 자아의 회복을 위한 멈춤의 지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관련 심리학 이론:
Nina Brown의 경계 유형: 약한 경계, 단단한 경계, 건강한 경계
에너지-경계 개념: "나와 너" 사이의 에너지 흐름에 따라 자아가 확장되거나 축소됨
융은 인간의 ‘자아(Self)’를 중심으로 다양한 외적 가면(페르소나)들이 형성된다고 보았어요.
그림에서 보듯 가장 바깥의 동그라미는 페르소나(사회적 자아), 그 안은 점점 더 내면의 ‘본래 자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부분은 페르소나와 내면의 자아가 분리되고 충돌하는 상황
위니캇은 ‘진짜 자아’는 충동적이고 자연스러운 자기표현을 말하고,
‘가짜 자아’는 사회적 적응을 위해 형성된 억압된 자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림 아래쪽에서 자아가 뭉개지고 복잡해진 부분은 가짜 자아가 진짜 자아를 덮는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에니어그램에서도 ‘본성의 중심(essence)’에서 멀어지고 사회적 자아와 자기 방어 기제가 자라면서
자신의 본질적 크기와 모양이 일그러지는 걸 설명합니다.
“해야 한다”는 강박, “나는 이렇게 보여야 한다”는 기대 등이 자아를 덮고 왜곡하게 되는 흐름을 도식화하면
지금의 그림처럼 나옵니다.
나 자신 본래 자아 크기가 있는데 외부 영향으로 인해 자아가 사라지고 왜곡되고 있다
그래서 혼란스럽고 억압되었으며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다.
→ 이를 자각하고 “stop”하여 다시 자신의 본래 사이즈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