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by 유리알구슬

소싯적 그리도 바라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던 그 순간에는 환희와 감사가 넘쳤건만, 점차 그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리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버리고 만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겨 하찮게 여기는 순간, 다시금 그 소중한 것을 놓쳐버리곤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연말과 연초를 지나며 밀려드는 일에 부쩍 입에서 한숨이 많이 나왔다.


하루하루 똑같은 나날이 계속되고 가슴 뛰거나 설렐만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비슷비슷한 사연들, 똑같은 목소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가는 일상이 참 지루했다.


크게 즐거울 일도, 크게 슬퍼할 일도 없다 보니 점차 표정도 잃어갔다.


주말 오후, 저녁 준비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었나 보다. 내가 한숨을 쉬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싱크대 앞에 서 있는데, 남편이 지나가다가 툭 던진다.


"삶이 불행해?"


말투나 뉘앙스가 분명 농담처럼 던진 것이었는데, 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숨도 습관이다~"


장황한 잔소리가 아니었음에도, 그 순간 내 마음의 자세가 바로 세워졌다.




가슴 뛰는 설렘? 특별한 일상?

사실, 저런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면 내 심장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한때는 무탈한 하루를 꿈꿨었다. 하루 종일 아무런 사건 사고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했던 적도 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그 일상을 지루해하고 있다.

마치 내가 가장 원하고 바라던 선물을 쥐여줬건만, 난 이거 말고 다른 거 달라고 떼쓰는 형국이다.

선물을 준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화나고 기가 막힌 상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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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이는 매일 되뇌어도 부족하지 않은 말이다. 특히 욕심 많은 내게는.

매일 기억하자. 지금 나의 평온한 일상은 불과 20년 전, 내가 그리도 바라 마지않던 삶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