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그만둘 거 같습니다.

15년 정도의 농구인생을 마무리 하며

by 빈둥

최근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지방 하위권 농구동호회의 일상을 쓰기로 결심하며, 우리네 일상 속에서의 갈등과 화해 삶과 긍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병원에서 심각한 진단을 받았습니다. 왠만하면 병원에서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해도 스트레칭으로 극복이 가능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앞으로 운동은 못하시겠습니다." 란 말을 듣고 처음으로 납득을 했습니다. 걷는 것조차 매일 고통의 연속이었으니까요. 농구를 하루 하면 일주일 간 발등에 불이난 것 처럼 괴로웠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이제 걸을 때마다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지 지난 3개월 가까운 시간동안 이리 저리 알아보고, 노력을 했지만 이제 제가 가능한 건 침대에 누워 있거나 살살 걷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동호회 회장에게 못 하겠다 말을 하면 무슨 병이길래 그럽니다.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고 하면 그거 나도 있다. 그정돈 좀만 재활하면 낫는다고 얘기 합니다. 하지만 제게 퇴행성 관절염은 결과일 뿐입니다. 발 구조의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겪고 있는 병은 남들은 다들 '군대 면제 됐어?' 라는 흥미거리밖에 안되는 '평발'입니다. 병이라고 하기도 그렇죠. 20~30대 시절 평발임에도 불구하고 농구하며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더 좋아진 걸지, 더 나빠진 걸지는 모르겠습니다.

의사는 제게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알아보니 뒷꿈치의 뼈 세 개를 해체하고, 못으로 고정하는 무서운 수술이었습니다. 1년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는 대수술. 이야기를 듣자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의사도 이런 충격을 알았는지 일단 깔창으로 보존적 치료를 해 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비싼 깔창을 신어도 오래 걷는 게 아예 불가능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 제 목표는 안 아프게 달리기. 안 아프게 땀 흘릴 운동 찾기가 되었습니다. 농구를 하던 사람이 수영, 사이클로 만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운동생활만 문제면 모르겠지만, 지난 한 달 동안 집에 오면 늘 누워 있거나 집안일도 발이 아파서 못하자 삶의 질도 많이 떨어지고, 아내에게도 미안했습니다. 설거지만 해도 발목이 간질간질 아팠으니까요.


현재 동호회 현장과 멀어져 농구 이야기를 계속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발목건강 잘 지키며 운동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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