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6화. 두 줄이 나타난 아침
화장실 문이 열렸다. 지현이가 뭔가를 들고 나왔다. 조그만 플라스틱 막대기.
"민우 씨."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이거... 두 줄이야."
받아들었다. 한 줄이면 아니고, 두 줄이면 맞는 거다. 설명서를 뒤집어 봤다. 세 번 읽었다. 틀림없다. 두 줄.
"진짜?"
"응. 두 줄 맞지?"
둘이 서서 조그만 플라스틱 막대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맞는 것 같은데."
"그럼..."
"응. 임신이야."
정적이 흘렀다. 뭔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머릿속이 하얘졌다.
기쁜 건지, 놀란 건지, 두려운 건지.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민우 씨."
"응?"
"우리 부모 돼요."
그 말에 정신이 들었다. 부모. 아빠. 나를 부르는 단어가 생기는 거다. 누군가의 아빠.
"어떡해. 떨려."
"저도요."
지현이가 내 손을 잡았다. 손이 차가웠다. 떨리고 있었다. 나도 떨렸다.
병원에 갔다. 확인하러.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를 봤다.
"축하드려요. 임신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화면을 가리켰다.
"여기 보세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에요."
"네?"
"쌍둥이세요."
순간 귀가 멍했다. 쌍둥이? 한 명도 떨리는데 둘?
지현이가 내 팔을 꽉 잡았다.
"민우 씨, 쌍둥이래요."
"응... 들었어."
"어떡해요. 둘이에요."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해?"
선생님이 웃었다.
"일단 축하드립니다. 많이 놀라셨죠?"
"네..."
집에 오는 길, 택시 안에서 말이 없었다. 지현이가 먼저 말했다.
"민우 씨, 무서워요?"
"응. 무서워."
"저도요."
"잘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요. 근데 해야죠."
맞다. 해야 한다. 두려워도, 준비가 안 됐어도, 우리는 부모가 될 거다. 7개월 후엔.
그날 밤, 인터넷을 뒤졌다. 쌍둥이 육아, 쌍둥이 준비물, 쌍둥이 부모 커뮤니티. 읽으면 읽을수록 현실감이 왔다.
분유가 두 배, 기저귀가 두 배, 잠은 반으로, 피곤은 열 배.
"지현아, 이거 봐. 쌍둥이는 진짜 힘들대."
"알아요. 근데 어쩌겠어요. 이미 왔는데."
"응. 맞아."
지현이가 배를 쓰다듬었다.
"얘들아, 엄마 아빠 걱정 많이 시키네."
그 모습을 보는데 코끝이 찡해졌다. 무섭지만, 떨리지만, 그래도 기대됐다.
우리의 아이들. 두 명이나.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양가 부모님 모두 기뻐하셨다. 어머니는 울었다.
"쌍둥이라고? 세상에, 우리 며느리 고생하겠네."
"괜찮습니다. 제가 도와줄게요."
"너도 회사 다니잖아. 괜찮겠어?"
솔직히 모르겠다. 괜찮을지. 하지만 해야 한다.
"해야죠."
아버지가 어깨를 두드렸다.
"힘들면 연락해. 우리가 도와줄게."
"네. 감사합니다."
서른다섯의 겨울이었다.
나는 곧 아빠가 될 것이고, 지현이는 엄마가 될 것이고, 우리는 넷이 될 것이다.
준비가 됐든 안 됐든, 삶은 앞으로 가고 있었다.
무섭지만 행복했다. 떨리지만 기대됐다.
이게 어른이 되는 거구나. 책임이 생기는 거구나.
누군가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 되는 거구나.
쌍둥이. 우리의 아이들. 곧 만날 아이들.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