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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탑에 갇힌 공주

재미있는 다양성 동화 번역

by 은진슬

낮은 탑에 갇힌 공주

(Title: Princess in the low tower)

Aired by: Sesame Street.

Translated by: Diversity consultant Jinsle Eun



재미있는 다양성 동화 번역.

몇 달 전, 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다양성 강의에 활용했던 자료가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영유아 프로그램인 Sesame Street 중에 나왔던, 라푼젤을 변형한 다양성 동화를 포함한 몇 가지였다. 이 동화는, 라푼젤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아이들에게 경사로와 휠체어, 자기결정권 등에 대해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알려 준다.


사실,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또 재미있게 다양성에 대해 알려 주는 좋은 자료들은 대개 어쩔 수 없이 미국이나 유럽 쪽 자료들이 많다. 그런데, 아직 한글도 집중하여 정확히 읽어 내기가 쉽지 않은 7세 아이들에게, 아무리 내가 동시통역을 해 준다고 해도, 영어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수업의 집중력 문제도 있고, 이질감 문제도 있어 많이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좋은 자료들을 많이 모아 두고도 유아 수업에는 그 간 활용하지 않았다. 너무 아쉬운 현실이지만, 아무리 찾고 또 찾아도, 우리 나라 교육방송이나 기타 유아 콘텐츠 제작 부문에서는, 그 질이 높고 낮음은 차치하더라도, 유아들의 눈높이에서 장애나 다름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 자체가 거의 전무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할 수 없이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올해 처음으로 유치원 강의에서 영어 자료를 활용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런데, 의외로, 내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영상과 새로운 스토리에 초집중을 하며, 내 통역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너무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잘 받아 들이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았지만, 한 편으로는, 어서 우리 나라에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다양성 관련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보았다.


당시에는 아이들에게 문자를 읽게 하는 것이 연령상 적절하지 않겠다 싶어 좀 어수선할 가능성도 있긴 했지만, 동시통역으로 진행했었던 동화였다. 그런데, 주말에 아이가 컨디션 난조로 일곱 시도 안 되어 잠이 드는 바람에, 갑자기 자투리 시간이 생겨 후딱 번역을 해 보았다.


이 동화는, 영어의 단어 수준이나 문법적 난이도라는 측면에서는 번역 연습을 하기에 그리 어려운 건 아니다. 다만, 아이들에게 내용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려면 내레이션은 반말투가 좋을지, 존댓말투가 좋을지, 같은 의미의 단어라도 어떤 수준, 어떤 어감의 단어를 써야 하는지 같은 것에 대해 세심하게 생각해 보고 적용해 보는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아이에게 번역된 동화를 읽어 주다가, 어색하고 이상한 번역에 갸웃거리며 살짝 바꾸어 읽어주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내가 번역자의 입장이 되어 연습해 볼 수 있어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문자 정보 습득이 원활한 초등학교 아이들 강의에 활용하려고 PPT 버전과 동영상 캡션을 달 목적으로 번역한 것인데, 장애에 대해 어릴 때부터 이렇게 접근하는 유아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 이 곳에 올려 본다.


앞으로, 우리 나라 EBS 딩동댕 유치원에서도 장애와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다루어지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고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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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i5dHk1uOT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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