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함께 편리함을 누리려면? with 코트야드메리어트 보타닉가든
코로나 이후로 비대면 서비스 선호와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호텔에서의 로봇 호텔리어 활용이 가속화 되었다. 시각장애인은 더 살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적어도 두 번 이상의 호텔 투숙에서 로봇 호텔리어를 만났다. 특히나 작년에 혼자 강남 호텔에 호캉스를 갔을 때 누락된 호텔 패키지 물품을 프론트에 전화로 요청했더니 역시나 내게는 무서운 로봇 호텔리어가 왔다. 그런데 시각장애 투숙객인 나는 가져다 주러 온 이 친구의 물품 보관 도어를 열지 못해 급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 아니니 니가 문 좀 열라고 융통성 있는 서비스를 부탁할 수도 없고, 얘가 못 열면 제가 열어 드릴게요 할 리도 없으니...ㅋㅋㅋㅋ 결국 터치스크린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단의 특정 부위를 랜덤으로 대충 누르다 보니 겨우 도어가 열려 호캉스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나의 소중한 맥주 두 캔과 스낵 한 봉지를 가까스로 꺼낼 수 있었다. 마구마구 터치스크린의 아무데나 누르던 그 때 얼마나 심장이 쫄깃하던지... 만약 내가 이거 저거 하다가 실패하면 얜 여기 멈추나? 아니면 그냥 가버리나? 뭐 큰 일이 벌어지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게임 같은 거 할 때 느껴지는 두근두근 불안한 스릴 같은 게 느껴졌다. ㅠㅠㅠㅠㅠ
그렇다면 나 같은 시각장애인도 함께 그 편익을 십분 누릴 수 있는 좀 더 유니버설한 대안은 없을까? MFC 기술 등을 활용하여 로봇 문 여는 제어를 내 휴대폰으로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얘들이 도착하면 MFC 기술로 객실에 전화도 걸어 자신이 왔음을 알리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호출해서 자기 갈 층도 누르고 하는 것 같았다. MFC 기술은 접근성만 보장된다면 여러 사람들한테 진짜 편한 기술이긴 하다. 물론 그게 안 되어서 오히려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할 예정인데, 토스 카드가 이 기술을 적용해서 시각장애인의 카드 사용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MFC 기술로 기기 컨트롤이나 물품 보안 인증 등에 관한 정보 입력 등의 과정을 시각장애인이 갖고 있는 휴대폰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접근성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혹시 그게 너무 복잡하거나 여의치 않다면 최소한 누구나 예측 가능한 위치에 터치 스크린이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통일성 있는 제품 디자인을 하고 비프음 등으로 휴대폰을 적정한 위치에 가져가면 알 수 있도록 사용 편의를 적용한 QR 인증 등을 적용해 주어도 좋겠다. 제품을 아무나 가져갈 수 없게 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 배달 로봇 등에는 QR인증이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해서 생각해 본 대안이다. 또한 영상 속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얘는 물건 빨리 꺼내 달라, 자기도 엘리베이터 타야 하니 비켜 달라는 등 정해진 매뉴얼대로 미주알 고주알 말도 잘 한다. 반면, 어떻게 하면 문을 열 수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안내 멘트조차 넣지 않은, 노인이나 기기 사용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친절한 면이 있는 친구다. 그러니 간단히 블라블라 해서 문을 열어 주세요 등의 어나운싱 멘트를 넣어 주는 것도 좀 더 친절한 UI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