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소장 Nov 13. 2021

혼자 일하는 직업을 찾고 있나요?

<나는 혼자 일하고 싶다> 뫼달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제목 때문입니다. 제목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나는 혼자 일하고 싶다> 요즘 제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입니다. 저는 혼자 일하고 싶습니다. 어느덧 회사생활 5년 차입니다. 이 기간 동안 배운 것이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과 일하는 걸 어려워한다”는 것입니다.


 제 MBTI 유형은 'INFP'입니다. 맨 앞자리가 E로 시작하면 외향적, I로 시작하면 내향적이라고 합니다. 맹신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내성적이란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회사생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업무 요청을 하러 가면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습니다. 다른 부서에 잠깐 갔을 뿐인데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렸습니다. 내향적 성격 때문에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었죠. 가장 힘든 건 ‘사람’이었습니다. 성격이 괴팍한 팀장과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 있으면 답답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과 계속해서 마주쳐야 하니까요. 야근은 이겨낼 수 있지만 팀장과 함께하는 야근은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다른 상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기 일을 저에게 넘겨도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속으로만 분노를 삼켰거든요. 내성적이다 못해 바보 같기도 했습니다. 사람 스트레스로 고통을 느끼는 뇌의 부외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뇌가 고통을 느끼는 부위가 유사하다고 합니다. 저는 매일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회사 밖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사 전체 회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동기들은 술잔을 들고 상사들이 앉은 테이블을 자유롭게 누볐습니다. 상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이름을 알렸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영업’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영업을 못했습니다. 처음 앉은자리에서 회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런 걸 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할 성격도 아니었습니다. 상사에게 이름을 알린 동기들은 회사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에 저는 회사를 유령처럼 다녔지요.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건 ‘오늘 할 일’을 적는 것입니다. 업무 계획을 만들고 일을 하면 효율도 높고 업무를 빠트리지 않는다고 들었거든요. 슬프게도 계획대로 된 적이 없습니다. 회사는 조용히 있는 저를 가만두지 않았습니다. 일을 하고 있으면 전화가 울립니다. 타 부서에서 자료를 보내달라고 합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자료를 만들어 보내줬습니다. 이번엔 메신저가 난리입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보고하라는 팀장의 메시지입니다. 또 하던 일을 멈췄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죠. 내 계획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남의 요청에 휘둘리다 보면 정작 내 일은 손도 못 댑니다.      


 회사 대표의 무능함도 싫었습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도 못하고 고집만 부리는 모습을 보면 ‘내가 대표를 해도 이 사람보다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관계, 회사 문화, 업무 등 어느 것 하나 편하지 않았거든요. 그때 문득 이런 고민을 했습니다. ‘나는 혼자 일하고 싶다’     


 이 책의 작가도 저와 비슷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내향적 성격을 가진 작가는 ‘영업 사원’이란 이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내향과 영업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대부분 회사는 도전적이고 활달한 ‘외향적 인간’을 선호하니까요. 외향이란 가면을 쓰고 회사를 다녔지만 일이 버거웠습니다. 타인의 인정과 다른 사람의 시선에 휘둘렸죠.

 고통에 몸부림치던 작가는 악순환을 끊을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혼자 일하기, ‘1인 콘텐츠 창업’입니다. 영업 사원의 경험을 살려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의 첫 번째 유료 소설인 <영업사원 김유빈>은 리디북스 장르 소설에서 월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릅니다. 이후 작품도 상위권에 오르며 1인 크리에이터로 자리 잡습니다.     


 사람에 치이고 회사 문화에 상처 받던 작가는 더 이상 회사에 가지 않습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과 회사를 떠났습니다. 책 제목 그대로 혼자 일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습니다. 작가가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졌기 때문이죠. 책을 덮고 나서는 가슴 한 편에서 용기가 샘솟았습니다. 고통스럽고 불편한 사람들을 떨쳐내고 ‘혼자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려웠습니다. 과연 혼자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쓴 작가 뫼달은 ‘사이드 잡’으로 웹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인 창업을 위해 당장 일을 때려치우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글을 쓰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회사에서 벗어날 준비를 한 거죠. 회사에서 펼치지 못한 일을 글을 쓰며 이뤘고요. 덕분에 회사를 뛰쳐나갈 만큼의 수익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회사를 다니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유튜브, 블로그, 브런치, 팟빵 등 자신의 콘텐츠를 담을 곳이 많습니다. 혼자 일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습니다. 어딜 가든 팀장 같은 사람은 있고요. 어느 회사든 개인의 삶 따윈 신경 써주지 않습니다. 작가와 저처럼 내성적이고, 혼자 일하는 삶을 꿈꾼다면 1인 콘텐츠 창업이 가장 어울릴 것 같습니다.     


 모소 대나무는 심은지 4년간은 전혀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땅속에 뿌리를 내린 후 5년 때부터 자라기 시작하는데요. 6주 만에 15미터 이상 자랄 만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합니다. 콘텐츠 창업이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과 어울리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순식간에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보자고요. 여러분의 홀로서기를 응원합니다.



이전 11화 부업 잘 못 했다간, 벌금이 1억 5천만 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