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 제로, 혼자 시작하겠습니다> 야마모토 노리아키
차장이 퇴사했습니다. 근속연수 20년인 사람이 하루아침에 회사를 떠났습니다. 일을 못 한 것도 아닙니다. 성격이 까칠하긴 했지만 업무 누락은 찾을 수 없었고요. 후배들에게 업무도 잘 가르쳐 줬습니다. 그가 못한 건 딱 하나입니다. 사내 정치죠. 윗사람 눈 밖에 난 차장은 이 부서, 저 부서를 떠돌다가 회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20년간 헌신한 사람을 내쫓은 회사가 무서웠습니다. 20년 뒤 제 모습도 차장 같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요.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회사는 우리를 절대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회사를 나가게 된다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야마모토 노리아키는 10년 넘게 ‘1인 기업’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가 혼자 시작한 이유는 오래 일하기 위해서입니다. 회사에 충성하기만 하면 죽을 때까지 먹여 살려주던 시대는 완전히 지났습니다. 제가 근무한 회사의 차장처럼 언제, 어떻게 회사를 떠날지 모르는 세상이죠.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여기에 한 문장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계속 가려면 혼자 가라’ 10년간 사원 없이 회사를 혼자 이끈 노하우를 <사원 제로, 혼자 시작하겠습니다>에서 들어봤습니다.
작가는 회사를 키우지 말라고 합니다. 사업하는 사람의 꿈은 회사를 성장시켜 큰 기업을 만들고요. 수많은 직원을 거느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회사를 키우면 직원을 둬야 합니다. 직원이 생기면 인간관계에서 큰 문제가 생깁니다. 대표적인 예로 ‘사내정치’입니다.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합니다. 같은 월급쟁이들끼리 왜 파벌을 만드는 걸까요?
1인 기업은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리스크가 없습니다. 혼자 일하니까요.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외주 업체를 이용하면 됩니다.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의 본질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 관리가 세상에서 가장 힘듭니다. 사람에게 시달리지 않고 사업을 하면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선 일을 처리하려면 결재 라인을 거쳐야 합니다. 결재자가 없으면 하루 이틀 밀리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 결재를 받았지만 가장 높은 사람 결재를 받지 못해 엎어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상사에게 결재받으려면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죠. 1인 기업에선 결재 허들이 없습니다. 자신이 회사이며, 회사가 곧 자신입니다.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습니다.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죠.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그냥 하면 됩니다. 누구의 눈치도, 상사의 결재도 필요 없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나 잘하는 일, 몰두하거나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회사에선 하고 싶지 않은 일이나 단순 반복 업무를 할 때가 많습니다. 무의미하고 보고를 위한 업무도 해야 합니다. 쓸데없는 시간일 뿐이죠. 1인 기업에선 불필요한 업무를 던져버리고, 꼭 필요한 일만 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분배하고 남는 시간은 나를 위해 쓰면 됩니다.
<사원 제로, 혼자 시작하겠습니다>는 고용되지 않는 삶, 고용하지 않는 삶을 사는 작가의 경험담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엔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가득 차오릅니다. 독서 시작은 ‘1인 기업을 하고 싶다’지만 책을 덮으면 ‘1인 기업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자라납니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2030대에게 힘 빠지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회사는 우리를 ‘절대’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정년까지 그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정말 끔찍한 소리죠. 지금 당장 회사를 박차고 나오라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생활을 하며 천천히 살펴보세요.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너무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작게 시작해 작게 굴리며 평생 돈 버는 나만의 회사를 준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