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하지 않습니다> 알렉스 수정 김 방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사무실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짭니다. 팀장이 요구한 자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컴퓨터 화면만 멍하니 바라만 보죠. 그런다고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일을 해결해야 하는데 머리는 점점 굳어만 갑니다. 답답함이 계속되면 짜증이 폭발하죠. 키보드를 집어던지고 뛰쳐나가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일이 안될 때, 우리는 밖으로 뛰쳐나가야 합니다. 회사에 몇 시간만 앉아 있으면 머리가 안 돌아갑니다. 사고가 정지되죠. 그럴 땐 밖으로 나가 걸어보세요. 바깥공기를 쐬며 머리를 식히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모니터 앞에선 생각이 뒤죽박죽이었는데 걷다 보면 답이 보입니다.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걸으면 해결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창의적인 철학자들은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걸으며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걷기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해 준다고 생각했거든요. 고대 철학자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실리콘밸리 경영자들도 ‘걷기’에 열광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역시 거리를 걸으며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걷기를 넘어 ‘산책 회의’를 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도 중요한 인재 채용이나 신생 기업 창업자를 만날 때 산책 미팅을 했습니다.
<일만 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알렉스 수정 김 방은 완벽하게 쉬고 집중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책에 담았습니다.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기,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하기, 상사보다 늦게 집에 가기 같은 구시대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작가는 일의 성과가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좋은 성과의 필수 요소는 ‘휴식’이라는 것이죠.
작가가 서술한 휴식 중 가장 와닿은 방법은 앞서 소개한 ‘걷기’입니다.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머리 싸매고 모니터와 눈싸움해봤자 달라질 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쓴 보고서를 들여다봐도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기만 하죠. 이 책을 읽고 나서 행동이 달라졌습니다. 업무가 막히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회사 밖으로 나갔습니다. 답은 엉덩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리에서 나온다는 걸 배웠거든요.
차이코프스키와 베토벤의 다리도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수첩을 들고 걸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숲을 자주 거닐었는데요. 숲을 걸으며 떠올린 아이디어를 수첩에 스케치한 뒤 집에서 정교하게 다듬었습니다. 베토벤은 긴 시간 산책을 즐기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나갈 때마다 항상 종이와 펜을 챙겼습니다. 걷는 동안 작곡을 하며 곡의 윤곽을 잡았죠. 걷기는 창의적 사고를 억누르는 요소들을 느슨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무의식에서 돌아다니던 생각들을 의식으로 끌어내는 창조적 역할을 했습니다.
오래 앉아있다고 인사평가를 높게 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는지가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자리를 비우고 회사 밖을 걷는 것은 불성실이 아닙니다. 더 나은 아이디어와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이끌어 내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걷는 휴식과 업무는 서로 반대가 아닙니다. 걷는 만큼, 쉬는 만큼 효율이 올라가는 상호보완적 관계입니다.
휴식은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내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점심 식사 후 10분간, 오후 3시부터 10분간, 잠깐 시간을 내서 밖으로 나가봅시다. 눈치 보지 말자고요. 우리는 더 나은 생각을 하기 위해 ‘의도적 휴식’ 가지고 있습니다. 일을 잘하려면 그만큼의 휴식이 필요합니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나요? 업무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휴식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