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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소장 Jan 28. 2020

30년째 무사한 ‘세대’ <386세대 유감>

30년째 무사한 ‘세대’ <386세대 유감>_김정훈, 심나리, 김항기


잘나서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들은 잘나서가 아니라, 시대를 잘 만난 것이다. <386세대 유감>을 읽는 내내 심장이 뛰었다. 말이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나 속에 묵혀둔 앙금을 토해내는 기분이었다.

누가 누굴 평가하는가?

386세 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꽉 막힌 꼰대, 요즘 것들을 평가절하하는 언행. 슬프게도 우린 그들에게 평가를 받고, 선택받기 위해 발버둥 친다. 갖은 자격증과 인턴 경험, 어학은 기본이고 학점은 필수다. 그렇다면, 그들은 얼마나 잘났는가?


<386세대 유감>은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 고의를 묻는다. 헬조선이 되어갔지만, 386세대는 전성시대를 누렸다. 30대의 나이에 ‘사회 주역’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무려 30년째 초 장기집권 중이다. 그들은 헬조선을 외면했고, 책임은 다음 세대로 전가했다.

단순한 투정으로 386세대에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세대별로 저축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계산하여 비교한다.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하는데 1965년 생은 10.1년, 1985년생은 16.0년이라는 가슴 아픈 데이터도 제시한다. 출발선이 다르다. 그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 3루타를 쳤다고 착각하고 있다.


저자들은 70년대 후반, 80년대 후반이다. 나였다면 겁나서 목소리를 내지 못했을 텐데, 대단하고 감사하다. <386세대 유감>을 읽으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저렇게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힘들고 지친 청년 세대에게 위로와 희망을 담은 책이다. 세상이 나아질 수 없다고 믿는 ‘나와 같은 요즘 것’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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