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유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소장 Jan 10. 2020

복잡한 세상에서 답을 찾는 방법

지금까지 살아오며 그만둔 것을 세어봤다.

연극 영화학과, 광고대행사, 광고기획, 온라인 쇼핑몰 광고 담당자, 팟캐스트 진행자, 인터넷신문 기자, 블로그 관리자… 이 외에 아르바이트까지 포함하면 정말 많은 일을 때려치웠다. 지금은 어쩌다 보니 은행에 앉아있다. 이것도 언제 끝낼지 잘 모르겠다. 그만둔 이유는 하나다. 나와 맞지 않아서였다. 진득하게 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받았지만 어쩌겠나. 힘들고 재미없어서 참고할 수가 없다. 그만둔 일들을 되돌아보면 대부분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막상 하고 보니 생각과 달랐고 힘들었다.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났다며 일단 저질렀다. 그리고 아니면 아닌 걸로 미련 없이 끝내버렸다.


문제 풀이 방법에 ‘소거법(消去法)’이 있다. 여러 개의 보기 중 정답을 찾기 위해 틀린 것부터 하나씩 지워나가는 방식이다. 나는 그만두면서 나와 맞지 않는 것을 지워나가고 있다. 진득하지 못한 것도 아니고 끈기 부족도 아니다. 불확실이 가득한 삶 속에서 확실하게 아닌 것을 소거하며 살고 있다. 정답이 언제 나올지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이 해보고 많이 지워보자. 복잡한 세상 하나, 둘 지워가다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그냥 웃어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