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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소국경세 대응 전략 - 한국 기업은?

당장 해야 할 일들

by GLEC글렉

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지난 3편까지 EU 탄소국경세의 개념부터 구체적 영향까지 살펴봤다면, 이제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할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뭘 해야 하는가?"


실무 현장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똑같은 표정을 지으십니다. "알겠는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막막함과 답답함이 뒤섞인 그 표정을 저는 잘 압니다.


하지만 복잡해 보이는 대응도 하나씩 차근차근 진행하면 됩니다. 오늘은 실무진들이 오늘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제시해드리겠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먼저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78.3%가 CBAM을 모르고 있고, EU 수출기업의 54.9%가 특별한 대응계획이 없으며, 탄소배출량 측정 체계를 파악하고 있는 기업은 21.1%에 불과합니다.

2026년 1월까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수치는 정말 심각합니다. 마치 대입시험 전날 밤에 교과서를 처음 펼쳐보는 수험생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1단계 :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제품이 CBAM 대상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 제품의 EU 신고 CN코드가 CBAM 대상인지 확인하고, 직접 수출인지 간접 수출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EU 수출 비중과 매출 영향도를 계산해야 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HS코드와 CN코드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EU CN코드로 확인해야 하고, CBAM Regulation Annex I에서 정확한 대상 코드를 확인해야 합니다. 애매한 경우에는 관세사나 전문기관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업 유형에 따라 대응 방향도 달라집니다. 직접 EU 수출 기업은 분기별 CBAM 보고서를 직접 제출해야 하고 자체 배출량 산정 시스템 구축이 필수입니다. 간접 수출 기업은 EU 바이어에게 배출량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고 배출량 데이터 통지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공급업체는 1, 2차 협력업체로부터 정보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 선제적으로 배출량 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 MRV 시스템 구축의 핵심 이해하기

MRV는 Measurement, Reporting, Verification의 줄임말입니다. 측정, 보고, 검증이라는 뜻인데, 이것이 바로 CBAM 대응의 핵심입니다. 이 체계 없이는 2026년부터 EU에 수출할 수 없습니다.


측정 단계에서는 직접배출량과 간접배출량, 생산량 데이터, 원료 투입량 등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측정 방법은 크게 EU 방법과 제3국 방법으로 나뉘는데, 2025년부터는 EU 방법이 필수입니다.


에너지 사용량 계측기를 설치하고, 공정별 배출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며, 데이터 수집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해야 합니다.


보고 단계에서는 고유내재배출량, 분기별 EU 수입량, 기지불 탄소가격 정보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분기별로 보고해야 하고, 전환기간 동안 총 9번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검증 단계에서는 EU 인정 검증기관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TÜV SÜD 같은 검증기관을 선정할 때는 CBAM 전문성과 국내 서비스 가능 여부를 고려해야 합니다.


3단계 : IT 솔루션의 필요성과 구축 방안

CBAM은 지속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관리를 요구합니다. 수작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IT 플랫폼 기반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플랫폼의 핵심 기능으로는 탄소배출량 자동 계산, 실시간 모니터링, 보고서 자동 생성, 검증 대응 등이 있습니다. 고급 기능으로는 공급망 연동, 인증서 관리, 비용 분석, 다양한 규제 대응 기능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구축 방안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자체 개발은 맞춤형 기능과 보안성은 좋지만 비용이 높고 개발기간이 깁니다. 대기업이나 IT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적합합니다. 솔루션 도입은 빠른 구축과 전문성 확보가 가능하지만 커스터마이징이 제한적입니다. 중소 중견기업에 적합합니다.


세 번째는 정부 지원 사업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2025년 디지털 기반 자동화 MRV 솔루션 보급 사업은 SW, HW, 검증을 패키지로 지원하며 1월 19일부터 2월 24일까지 신청받습니다.


4단계 :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과 전략

복합재의 경우 공급업체의 배출량까지 포함해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망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순위는 1차 공급업체부터 시작해서 핵심 2차 공급업체, 기타 공급업체 순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공급업체에게는 배출량 데이터 제공을 의무화하고, 검증된 데이터를 요구하며, 정기적 업데이트 체계를 구축하고,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공급업체 지원 방안으로는 교육 프로그램 제공, 측정 도구 지원, 전문기관 연계 서비스, 인센티브 제도 운영 등이 있습니다.


공급망 리스크도 관리해야 합니다. 공급업체의 CBAM 대응 능력 부족, 데이터 품질과 신뢰성 문제, 비용 증가로 인한 공급망 변경 압박 등이 주요 리스크입니다. 복수 공급업체 확보, 저탄소 공급업체 발굴, 장기 계약을 통한 안정성 확보 등이 대응 방안입니다.


5단계 : 전문기관과의 전략적 협력

CBAM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복잡한 제도입니다. 혼자서는 정말 힘듭니다.


컨설팅 기관은 배출량 산정 방법론 구축, 내부 직원 교육 프로그램, 검증 대응 지원, 시스템 구축 자문을 담당합니다. 검증기관은 배출량 데이터 검증, 검증보고서 작성, EU 기준 준수 확인을 담당합니다.


IT 솔루션 업체는 MRV 시스템 구축, 데이터 관리 플랫폼,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법무 회계법인은 규제 해석과 대응, 계약서 검토, 분쟁 대응을 담당합니다.


전문기관 선정 시에는 CBAM 전문성, EU 네트워크, 검증 자격, 원스톱 서비스, 합리적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6단계 : 정부 지원 사업 100% 활용하기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년 디지털 기반 자동화 MRV 솔루션 보급 사업은 SW, HW, 검증을 패키지로 지원합니다. 수요기업과 솔루션 제공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1월 19일부터 2월 24일까지 ESG 통합플랫폼에 신청하면 됩니다.


중소기업 CBAM 대응 인프라구축 사업은 컨설팅, 교육, 검증 등을 지원합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44억원 예산으로 185개사를 지원하며 CBAM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고 전문기관 연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KOTRA는 TÜV SÜD 등과 협력해서 수출바우처 사업을 연계하고 해외 시장 정보를 제공합니다.


7단계 : 실행 로드맵과 마일스톤

첫 번째 단계는 긴급 대응입니다. 1월에는 CBAM 대상 여부를 최종 확인하고 정부 지원 사업에 신청하며 전문기관 파트너를 선정해야 합니다. 2월에는 기초 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임시 보고 체계를 구축하며 직원 기본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3월에는 2024년 4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MRV 시스템 구축에 착수하며 공급망 현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체계 구축입니다. 4월부터 6월까지는 MRV 시스템을 본격 구축하고 공급망 관리 체계를 도입하며 내부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7월부터 9월까지는 시스템 테스트와 보완, 검증 대응 체계 구축, 비용 최적화 방안 수립을 진행해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완성과 최적화입니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시스템 최종 점검, 2026년 대비 완료, 지속 개선 체계 구축을 해야 합니다.


8단계 : 비용 최적화 전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들도 있습니다. K-ETS 비용 인정을 받으면 톤당 최대 18만원을 절감할 수 있고, EU ETS 무상할당을 활용하면 무상할당량만큼 인증서 구매를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배출량을 산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본값을 사용하면 EU 최하위 그룹 배출량이 적용되어 불리하지만, 실제 측정하면 우리 실제 배출량을 적용받아 최대 30~50% 절감이 가능합니다.


투자 우선순위도 정해야 합니다. 1순위는 MRV 시스템 구축, 전문기관 서비스, 직원 교육 등 필수 투자입니다. 2순위는 자동화 솔루션, 공급망 관리 시스템, 통합 플랫폼 등 효율성 투자입니다. 3순위는 고급 분석 도구, AI 기반 예측 시스템, 글로벌 규제 대응 등 최적화 투자입니다.


성공 사례에서 배우는 지혜

포스코그룹은 2019년부터 CBAM 분석을 시작해서 2022년 CBAM 대응 TF를 발족했습니다. 8개 부서가 협업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저탄소 철강 생산공법 연구, 탄소배출량 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어떤 자동차 부품업체는 2024년 7월까지 기본값으로 보고하다가 10월부터 실제 데이터를 적용했고, EU 바이어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철강 가공업체는 국내외 공장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급망 배출량을 통합 관리하며 EU 법인과 협업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지속 개선의 중요성

CBAM 대응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월별로는 배출량 데이터 품질을 확인하고 시스템 성능을 모니터링하며 비용 효율성을 분석해야 합니다. 분기별로는 보고서를 작성 제출하고 공급망 성과를 평가하며 개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연별로는 전체 시스템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며 전략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 영국 등 유사 제도에 대비하고, 플라스틱과 화학 등 품목 확대에 대비하며, 간접배출 확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저탄소 기술 개발, 재생에너지 전환, 순환경제 모델 도입 등 기술 혁신도 필요합니다.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

EU 탄소국경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입니다. 2026년까지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정부 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혼자 하지 말고 전문가와 협력하며, 장기적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CBAM은 시작일 뿐, 글로벌 탄소규제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정부 지원 정책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CBAM 시대의 승자가 되는 전략을 제시해드리겠습니다.


기억하세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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