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연료 선택, 왜 이렇게 복잡할까?

2부

by GLEC글렉

어떤 연료가 진짜 친환경일까?


지난번에 전환 연료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독자 한 분이 이런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바이오디젤A와 바이오디젤B, 뭐가 더 친환경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업체마다 말이 다 달라서 헷갈려요."


정말 좋은 질문이에요! 저도 처음엔 똑같이 헷갈렸거든요.


같은 '바이오디젤'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어떤 원료로 만들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따라 환경 효과가 하늘과 땅 차이로 날 수 있어요.


배출량 계산, 생각보다 복잡한 세계


연료의 진짜 환경 효과를 알려면 정확한 배출량 계산이 필요해요. 하지만 이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한데요.


마치 요리 레시피처럼, 같은 재료라도 요리사와 조리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요리가 나오는 것과 비슷해요.


4개의 서로 다른 '요리책'


현재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는 배출량 계산 기준이 4가지나 있어요. 각각 나름의 철학과 접근법을 가지고 있죠.


1. JEC WTW 연구 v5 : 완벽주의자의 선택


가장 꼼꼼하고 포괄적인 기준이에요.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 나올 수 있는 모든 연료까지 다 고려해놨어요.


장점 : 모든 가능성을 다 보여줘요 단점 : 너무 많은 선택지 때문에 오히려 선택하기 어려워요


마치 메뉴가 100개인 음식점에서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것 같달까요?




2. EU 재생에너지 지침(RED II) : 법적 기준의 왕자


유럽에서 바이오연료를 쓰려면 반드시 따라야 하는 법적 기준이에요.


장점 : 명확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어요 단점 : 바이오연료에만 집중해서 새로운 연료는 빠져있어요





3. 영국 BEIS : 실무진의 친구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사용자 친화적인 기준이에요.


장점 : 사용하기 쉽고 자세한 설명이 있어요 단점 : 영국 중심이라 다른 지역에는 맞지 않을 수 있어요




4. 네덜란드 CO2 배출 계수 : 실용주의자의 선택


매년 업데이트되는 살아있는 기준이에요.


장점 : 최신 정보를 반영해요 단점 : 네덜란드 특성이 강해요




계산 방식의 핵심 차이점


할당 방식 : 비용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석유 정제소를 생각해보세요. 한 정제소에서 디젤, 휘발유, 아스팔트 등 여러 제품이 나오는데, 정제 과정에서 나온 온실가스를 어떻게 나눠서 계산할까요?


1. 한계 접근법 (JEC 방식) "만약 디젤을 하나 더 만든다면 온실가스가 얼마나 더 나올까?"


2. 귀속 접근법 (RED II 방식) "전체 온실가스를 에너지 비율로 나눠서 계산하자"


어떤 방식이 맞다고 할 수는 없어요. 각각 나름의 논리가 있거든요.


토지 이용 변화 : 숨겨진 복잡함


이게 진짜 골치 아픈 부분이에요.


직접 토지 이용 변화 "이 땅에 콩을 심기 위해 나무를 베었어요"


간접 토지 이용 변화 "여기서 콩을 바이오연료로 쓰니까, 다른 곳에서 식용 콩을 더 기르려고 또 다른 땅을 개발했어요"


실제 예를 들어볼게요. 유럽에서 바이오디젤용 유채 재배가 늘어나면, 식용유 부족으로 동남아시아에서 팜 농장을 새로 만들 수 있어요. 그러면 열대우림이 베어지고 엄청난 양의 CO2가 나오죠.


결국 유럽의 '친환경' 바이오디젤이 지구 반대편에서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아이러니가 발생해요.


메탄 누출 : 작지만 큰 위험


천연가스나 바이오가스를 쓸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메탄은 CO2보다 온실효과가 28배나 강한 가스거든요.


문제는 기존 연구들이 실제 사용 과정에서 새어나가는 메탄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아무리 이론적으로 친환경적인 연료라도, 실제로 메탄이 새어나간다면 그 효과가 크게 줄어들 수 있어요.


놀라운 배출량 차이


같은 이름의 연료라도 만드는 방식에 따라 배출량이 얼마나 다를까요? 실제 데이터를 보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바이오디젤 이야기

-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디젤 : 10-17 gCO2e/MJ 팜오일로 만든 바이오디젤 : 130 gCO2e/MJ

- 무려 13배 차이! 같은 '바이오디젤'인데 말이에요.


HVO도 마찬가지예요

폐기물 기반 HVO : 11-16 gCO2e/MJ 작물 기반 HVO : 107-128 gCO2e/MJ

이런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원료의 특성과 생산 과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에요.


실무진들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그럼 우리는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나요?"


목적에 따라 다르게 선택하시는 게 좋아요.


용도별 선택 가이드


정책을 만든다면 : RED II (법적 기준이니까) 기술을 평가한다면 : JEC (가장 포괄적이니까) 실제 계산을 한다면 : BEIS나 네덜란드 기준 (사용하기 쉬우니까)


보수적 접근의 중요성


확실하지 않을 때는 좀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게 좋아요. 나중에 연료 공급업체한테서 정확한 인증서를 받으면 그때 수정하면 되니까요.


인증서 꼭 확인하세요


새로운 친환경 연료를 쓸 때는 반드시 믿을 만한 인증기관의 인증서를 요구하세요. 그래야 정말 어떤 원료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머리 아프지만 중요한 이야기


복잡하죠? 저도 처음엔 머리가 아팠어요. 하지만 이런 기본 원리를 알고 있어야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마치 자동차를 살 때 연비를 확인하는 것처럼, 이제는 연료를 선택할 때도 정확한 배출량을 확인하는 시대가 왔어요.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바이오연료의 놀라운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모든 바이오연료가 친환경적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면서, 폐기물 기반 연료와 작물 기반 연료의 차이점도 알아볼 예정이에요.


특히 일부 바이오연료가 화석연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공개할게요!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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